원자력연, '금속염 흡착제 제조 기술' 이전

by강민구 기자
2020.07.08 10:24:40

기술 국산화해 수입 대체...수중 금속염 선택적 제거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일본,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 가능했던 기술을 국산화해 수중 금속염을 제거할 길이 열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전자선 그라프트 기술 기반 금속염 흡착제 제조기술’을 수처리 전문기업인 앱스필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원자력연은 정액 기술료 5000만원과 매출액의 3% 경상 기술료를 받는 조건으로 특허 2건, 노하우 1건으로 구성한 흡착제 제조기술을 이전한다.

전자선 그라프트 기술을 활용해 제조한 금속염 흡착 필터 시제품.<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전준표 정읍 첨단방사선연구소 방사선이용·운영부 책임연구원이 주도해 만든 ‘전자선 그라프트 기술’은 수중의 금속염을 제거하는 흡착제 제조기술이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사용되는 불산은 은이온 등의 금속염 불순물을 제거해야 재활용할 수 있고, 원자력 시설에서 세슘 등 방사성 금속염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기술을 적용해 만든 흡착 필터는 수중의 금속염만을 선택해 제거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합성수지의 일종인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해 금속염을 걸러냈다. 이 방법은 흡착 속도가 느리고 흡착용량도 적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만든 흡착제는 흡착속도와 흡착용량을 높였다.

흡착 필터는 다양한 금속염 제거에도 활용할 수 있다. 고분자화합물을 첨가한 용액에서 용매의 농도를 조절해 고분자화합물의 접목을 간단하게 조절할 수 있다. 용매의 농도 조절이 고분자화합물의 가지 개수를 늘리거나 길이를 쉽게 조절하는 역할을 해 다양한 기능을 자유자재로 추가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기술을 적용하면 다양한 금속염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흡착제를 제조할 수 있다. 또 화학, 반도체 공장과 원자력 시설을 비롯해 병원, 일반 가정 등 일상 영역에서 기체나 액체의 정제, 흡착, 촉매, 추출에 활용할 수 있다.

기술을 이전받은 앱스필은 액체 여과용 필터 조립체와 액체 여과장치 등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그동안 원자력연과 컨소시엄을 맺고, 필터 개발 관련 방사선기술개발사업 기업주도형 과제를 공동으로 진행해 왔다. 기업측은 해당 기술을 활용해 금속염 흡착제를 제조할 계획이다.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연구원 기술을 통해 탄생한 금속염 흡착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 플랜트 산업에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흡착 필터 국산화에 성공해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물량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