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2월까지 재정적자 31조…코로나에 나라곳간 '빨간불'

by조해영 기자
2020.04.07 10:00:00

기재부 월간 재정동향 2020년 4월호
관리재정수지 2월까지 30.9조원 적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3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올해 1~2월 정부 재정적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31조원을 기록했다. 정부가 재정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도 집행되고 있어 재정적자 규모는 당분간 커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2020년 4월호’에 따르면 올해 1~2월 정부의 총수입은 77조8000억원, 총지출은 104조원으로 수입에서 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6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30조9000억원 적자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이 늘어난 것이다. 통합재정수지는 14조4000억원, 관리재정수지는 14조7000억원씩 마이너스 폭이 커졌다. 중앙정부 채무는 2월 말 기준 725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3조5000억원 늘었다.

2월까지 총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방소비세율이 15%에서 21%로 늘어나면서 부가가치세 수입이 줄어드는 등 국세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2조4000억원 줄어든 46조8000억원에 그쳤다. 특히 부가가치세는 수출과 설비투자에 대한 환급지급액이 늘어나면서 2월에 마이너스 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총지출은 △일반회계 8조5000억원 △특별회계 2조7000억원 △기금 3조7000억원 등에서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4조7000억원 증가했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진도율은 각각 22.4%, 22.3%로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3.6%포인트 상승했다. 기금 진도율도 14.4%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의 올해 관리대상사업에도 속도를 냈다. 관리대상사업 307조8000억원 가운데 2월까지 21.7%(66조8000억원)을 집행했다. 중앙부처가 61조3000억원(23.2%), 공공기관이 5조5000억원(12.6%)을 집행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적극적인 재정 운용으로 1~2월 누계 통합재정수지가 26조2000억원 적자, 관리재정수지가 3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에 표방하면서 적자는 다음 달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도 2월까지의 재정동향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추경 집행은 3~4월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인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원포인트’ 2차 추경을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국회에 제출한다. 아직 2차 추경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정치권 등에서 3차 추경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2차 추경은) 최대한 기존 세출사업의 구조조정으로 충당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로 집행 부진이 예상되는 사업 등을 최대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