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동부하이텍 인수전 참여하나

by박철근 기자
2014.07.23 11:22:22

현대차 관계사 아이에이 PEF와 함께 인수전 참여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동부하이텍(000990) 인수전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동차용 전장 반도체 사업 확대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 구조조정의 핵심 매물 중 한곳인 동부하이텍 인수전에 국내투자펀드 한앤컴퍼니, 애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과 미국계 베인케피털 등 3곳의 사모투자펀드(PEF)가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곧 공장 실사 작업에 착수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LOI를 제출한 PEF 가운데 애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의 컨소시엄에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아이에이(038880)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에이는 씨앤에스테크놀로지에서 사명을 바꾼 곳으로 현대자동차 부회장 출신인 김동진 씨가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로 있는 곳이다.

현대차의 동부하이텍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난해 아이에이가 발행한 15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이 매입한 점이다. 현대오트론은 현대차의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아이에이는 현대자동차(005380), 기아자동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오트론 등과 함께 자동차용 비메모리 반도체 국산화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아이에이의 자회사인 오토소프트는 지난 2012년부터 현대모비스의 사내 협력사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 현대차그룹과 밀접한 사업적 연관성을 갖고 있다.

다만 현대차는 동부하이텍 인수전 참여에 대해서는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동부하이텍 인수전 참여는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아이에이도 현재 자금 사정으로 인수합병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에이는 지난해 매출 467억2200만 원, 영업손실 11억2800만 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도 매출은 116억5500만 원을 기록했지만 3억29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이 매물로 나왔을 때 현대차는 LG와 함께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 바 있다”며 “최근 자체 인수 추진보다는 PEF와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동부하이텍은 국내 순수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로는 유일한 업체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에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납품하고 있다. 또 전력반도체와 이미지 센서 등도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대만의 미디어텍 등 글로벌 유력 반도체 기업에도 부품을 납품하고 있어 자동차용 전장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사업적 연관성도 높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한편 동부하이텍 매각 가격은 동부CNI(012030)(12.43%), 동부건설(005960)(10.21%), 동부제철(016380)(8.1%) 등이 보유한 지분을 포함해 약 1500억~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