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에 "싸우겠다"만 11번...文정부에 선전포고한 안철수

by조진영 기자
2017.08.27 16:44:14

"광야에서 쓰러져 죽을 수도"...연설문에 결연의지 담아
3500자 연설문에 싸우겠는 표현만 11번
내년 지방선거 승리, 개헌에 당력 집중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당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임시전국당원대표자대회‘에서 당대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조진영·김정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는 27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필코 승리하겠다”며 “17개 모든 시도에서 당선자를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재인정부에 대해서는 비판을 쏟아냈다. 안 대표가 사전 준비한 당 대표 수락연설문에는 “싸움” “싸우겠다”는 단어가 무려 11번이나 들어가 있다. 문 정부 비판을 통해 자신과 국민의당의 존재감을 다시 찾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표는 당 대표로 선출된 뒤 가진 대표 수락연설에서 준비해온 연설을 작심한 듯 읽어내려갔다. “광야에서 죽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단단한 대안야당의 길에 나서겠다”고 말문을 연 안 대표는 연신 “싸우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3500자를 겨우 넘긴 연설문에서 싸우겠다는 표현만 11번을 했다. ‘싸우는 야당’, ‘선심공약과 싸울 것’ ‘어제와 오늘 펼쳐지고 있는 잘못과 치열하게 싸워’ 등을 말했다. 선전포고를 보는 듯했다.

안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수락연설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하면 국민의당은 시들어 없어지고 좌우 극단 양당의 기득권은 빠르게 부활할 것”이라며 “국민여러분의 성원 속에 당원동지들과 함께 국민의당을 살려 전국정당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당 시스템 정비, 인재 육성 및 영입, 개헌 및 선거법 개정을 꼽았다. 그는 “정당혁신을 통해 평당원의 의견이 당무에 폭넓게 반영되는 소통의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며 “새로운 피를 영입해 당 일각에서 자리잡은 패배의식을 과감히 일소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을 기폭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당제에서 역할을 하겠다며 “선거법 개정과 개헌에 당력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수락연설의 절반 이상을 문재인정부 비판에 할애했다. “정권이 바뀌자 거꾸로 펼쳐지는 코드인사 등 모든 불합리에 맞서 싸우겠다”고 운을 뗀 그는 “대한민국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주변세력, 상황관리 제대로 못하는 무능과도 싸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갉아먹는 분별없는 약속, 선심 공약과도 분명히 싸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명숙 전 총리 출소 이후 다시 불거지고 있는 재판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안 대표는 “여당은 13명의 대법관이 만장일치로 거액의 검은 돈을 받았다고 한 대법원 판결까지 부정하며 큰소리치고 있다”며 “벌써 독선에 빠진 권력의 모습을 본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이런 발언은 문재인정부에 각을 세워 선명야당으로서 가치를 강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부 여당에 대해서는 먼저 당의 해법을 가지겠다”며 “한국당처럼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께서 다시 제 손을 잡아 주셨습니다. 여러분께서 안철수를 일으켜 세워주셨습니다. 여러분께서 저 안철수가 다시 국민 속으로 뛰도록 정치적 생명을 주셨습니다. 다시 실망 드리는 일 없을 것입니다. 거듭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이번 대표 경선에 나서신 이언주, 정동영, 천정배 세분의 후보들께서 제시하신 여러 말씀들 잘 새겨 향후 당 운영에 크게 쓰겠습니다. 이 후보님의 열정과 결단력, 정 후보님의 경륜과 돌파력, 천 후보님의 개혁의지와 애당심은 우리 당의 자산이고 보배입니다. 함께 같이 가겠습니다. 당원동지들께서 세분의 후보에게 보내 주신지지, 그 의미를 깊이 새겨 당을 혁신해 나가겠습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당 대표로 선출된 이 순간, 국민의당을 변화의 격랑을 헤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만들어 기필코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여러분께 드려야 한다는 천근, 만근의 책임감에 몸이 떨립니다.창당 초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광야에서 쓰러져 죽을 수 있다는 결연한 심정으로 제2창당의 길, 단단한 대안야당의 길에 나서겠습니다. 우리의 길은 철저하게 실력을 갖추고, 단호하게 싸우는 선명한 야당의 길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우리는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하는 세상과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정권이 바뀌자 거꾸로 펼쳐지는 코드 인사 등 모든 불합리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주변세력, 상황관리 제대로 못하는 무능과도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미래를 갉아먹는 분별없는 약속, 선심공약과도 분명하게 싸울 것입니다.

어제와 오늘 펼쳐지고 있는 잘못과 치열하게 싸워, 우리 모두의 내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보호하는 것이 국민의당의 존재이유이고 창당정신이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지역 등 각 분야에서 기득권과 맞서 싸울 때, 평화와 안전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때, 아이들에게는 빚더미를 안기고 오늘을 즐기려는 무책임과 싸워 나갈 때, 그 싸움에서 겪는 상처와 희생 속에서 우리 당의 살 길이 열리고, 국민의당이 회생한다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그 길이 힘든 길일지언정, 고통의 길일지언정 저는 선봉에 서서 싸워 나가겠습니다. 적진에 제일 먼저 달려갈 것이고, 적진에서 제일 나중에 나올 것이고, 단 한 명의 동지도 고난 속에 남겨두지 않을 것입니다.



13명 대법관이 만장일치로 거액의 ‘검은 돈’을 받았다고 한 대법원 판결까지 부정하며 큰 소리 치는 모습에서 우리는 벌써 독선에 빠진 권력의 모습을 봅니다.

국민들은 라면에 계란을 넣어 먹어도 되는지 불안한데, 총리가 ‘짜증’을 냈다며 오히려 짜증을 내면서 하루에 몇 개씩 평생 달걀 먹어도 걱정 없다고 큰 소리 치는 모습에는 그들만의 코드인사가 부른 오만함이 보입니다.

독선과 오만은 더 기승을 부릴 것입니다, 그것이 권력의 생리입니다. 이것을 견제하는 것은 국민이 야당에게 준 제1의 과제입니다. 국민의당은 유능한 야당이 되어야 합니다. 늘 스스로를 새롭게 하고 해법을 찾는 대안야당이 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는 설자리가 없습니다.

오직 민생과 국익을 최우선으로, 국민과 나라에게 좋은 일이라면 언제라도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직 민생과 국익만을 판단기준으로 삼아, 국민을 편 가르고 나라를 약하게 하는 일이라면 강력 저지하는 야당이 될 것입니다. 국가의 안보를 튼튼히 하며,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서툰 칼질로 교육현장과 학부모들을 힘들게 못하도록 하며, 부동산 불안 등으로 서민들이 한 숨 쉬는 일이 없도록, 항상 깨어 있고 견제하는 야당이 국민의당에게 부여된 소명입니다.

자정능력을 상실하고,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해, 존재감을 잃어버린 정당은 덩치만 크지 제대로 된 야당이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 국민의당이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태어나는 국민의당은, 일요일 밤 모든 채널을 독점해 국민에게 쳐다보라고 요구하는 정당이 돼서는 안 됩니다. 국민이 쳐다보는 곳을 같이 바라보는 정당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실천적 중도개혁정당」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확립해갈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에는 국민들보다 먼저 아파하고, 국민이 대부분이 환호할 때야 기쁨을 공유하는 그런 정당이

실천중도 정당입니다. 갈등을 조장해 인기몰이를 시도하는 게 아니라, 눈앞의 반대를 무릅쓰고 더 많은 국민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실천중도의 길을 가는 국민의당이 할 일입니다.실천중도는 배타적인 좌측 진영에 갇히지 않습니다. 수구적인 우측 진영에 매몰되지도 않습니다.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인정받고, 선한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보통 국민들과 같은 편에 서는 것이 중도입니다.

저는 출마의 변에서 당을 살리기 위해 나섰다고 했습니다. ‘당과 운명을 같이 하겠다’고 한 제 말은 결코 가볍게 던진 말이 아닙니다.패배한 것은 분명 잘못입니다. 그러나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것은 더 큰 패배이기에 고통스럽지만 나섰습니다.

다시 사는 국민의당이 되기 위해 세 가지를 하겠습니다.

먼저 당의 시스템을 제대로 정비하겠습니다. 정당 혁신입니다.역동적인 정당, 시도당 등 뿌리가 튼튼한 정당으로변모 시키겠습니다. 평당원들의 의견이 당무에 폭넓게 반영되는 소통의 정당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인재영입입니다. 그리고 인재육성입니다. 시도당과 함께 삶의 현장에서 열심히 살아온 인재들을 찾겠습니다. 이분들과 함께 중도개혁정당의 가치를 공유하며 함께 길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우리와 함께 할 새로운 피는 우리 당 일각에서 자리 잡은 패배의식을 과감히 일소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을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당내의 젊고 도덕적인 인사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할 것입니다. 과감히 발탁해 당의 방패가 되고 창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선거법개정과 개헌에 당력을 쏟겠습니다. 다당제 민주주의는 국민의당이 서있는 정치적 기반이고 막 싹이 핀 한국정치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다당제 민주주의가 지방자치에도 확실히 실시돼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당원여러분께 호소합니다.

국민의당이 튼튼하게 살아나야 합니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께서 싹을 틔워주신 우리 정치의 다당제를 지켜주셔야 합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하면 국민의당은 시들어 없어지고 좌우 극단 양당의 기득권은 빠르게 부활할 것입니다. 국민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경쟁의 정치는 사라지고, 국민을 속으로는 업신여기는 적대적 공생, 담합의 정치가 다시 활개를 칠 것입니다.

국민여러분의 성원 속에 당원동지들과 함께 국민의당을 살려 국민의당을 전국정당으로 키우겠습니다. 그리고 저 안철수가 앞장서서 17개 모든 시도에서 당선자를 내겠습니다.

국민의당, 우리의 국민의당,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필코 승리하겠습니다. 반드시 이기겠습니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 중도개혁정당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부족한 저를 다시 당대표로 불러주신 당원동지 여러분. 저 안철수부터 변화하겠습니다. 여기 계신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들, 여성위원장, 청년위원장도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함께 손잡고 마음 합해 전진 또 전진하겠습니다. 힘을 합쳐 당을 바꾸고 승리의 길을 제시하겠습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함께 뜁시다.

보내주신 지지를, 혁신하는 국민의당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보내주신 성원을, 실천하는 국민의당으로 응답하겠습니다. 보내주신 사랑을, 승리하는 국민의당으로 화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