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외교부장, 미얀마 쿠테타 후 첫 방문…아세안에 손길

by신정은 기자
2022.07.04 10:36:32

왕이, 미얀마·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5개국 순방
"미얀마 우호정책 지속"…농산물 수입 확대 논의
캄보디아와 일대일로 가속…'내정불간섭' 강조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미얀마를 찾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국은 지속되는 미국의 견제 속에 아세안에서 ‘우군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과 쁘락 소콘 캄보디아 외교장관. 사진=중국 외교부
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란창강·메콩강 협력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미얀마를 방문해 전날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중국은 2016년 미얀마·라오스·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 메콩강 유역 5개국과 ‘란창강·메콩강 협력회의’(LMC)를 출범해 정상회담과 외교장관 회의 등을 이어오고 있다.

왕 부장은 마웅 르윈 미얀마 외교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고 미얀마인들과 미얀마에 대한 우호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며 농산물 수입 및 금융협력 확대, 항공편 증편 등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해 미얀마 쿠데타 이후 중국 최고위급 관리가 미얀마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주요 7개국(G7)이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왕 부장은 또 아세안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행동 계획을 신속하게 제정하고 육·해상 무역 신(新)통로, 디지털 상호연계, 청정에너지, 산업망 안정 등 새로운 협력 포인트를 만들기를 희망한다”며 “중국은 지역 내에서의 아세안의 중심적 지위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아세안과 공동으로 노력해 동아시아 협력의 정확한 방향을 확고히 다지길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또 쁘락 소콘 캄보디아 외교장관과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일대일로’ 프로젝트 등 양국 간 협력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 왕 부장은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면서 서방국을 의식한 듯 “아세안은 ‘아세안 방식’을 굳게 지키고 ‘내정불간섭’을 고수 해야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비밀리에 캄보디아에서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왕 부장은 지난 3일부터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5개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왕 부장은 미얀마에서 란창강·메콩강 협력 외교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