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줄취소' 피했지만…'띄어앉기' 재예매로 분주

by장병호 기자
2020.11.24 10:03:31

거리두기 2단계는 '객석 띄어앉기'
국공립·민간 공연장 모두 공연 가능
객석 밀집도 50% 유지 위해 안간 힘
연말 기대감 꺾여…"상황 나아지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정부가 24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공연계도 다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였던 지난 8월 중순과 같은 공연 취소 및 중단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7일부터 5단계로 새로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르면 2단계에서는 국공립 공연장과 민간 공연장 모두 ‘객석 띄어앉기’로 공연장 밀집도를 50%까지 줄여서 공연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지난 18일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된 뒤 5일 만에 다시 2단계가 됨에 따라 대부분의 공연이 연이은 재예매를 진행애 관객 사이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1.5단계에서는 2~3명의 일행이 같이 앉을 수 있는 ‘동행 간 거리두기’가 적용되지만 2단계에서는 객석을 한 칸씩 비우는 ‘객석 띄어앉기’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 뮤지컬은 당장 ‘객석 띄어앉기’ 적용이 어려운 공연 기간에 한해 취소 수수료 면제 등으로 객석 밀집도를 줄이고 있다. EMK뮤지컬컴퍼니의 ‘몬테크리스토’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는 24일부터 12월 7일까지의 공연에 대해 수수료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신시컴퍼니의 ‘고스트’는 24~29일 공연은 잔여석 판매 없이 좌석 점유율을 50% 이내로 운영하고 12월 1일부터의 공연을 ‘객석 띄어앉기’로 재오픈하기로 했다.



세종문화회관의 경우 오는 27일과 28일 공연 예정이었던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를 내년으로 순연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첫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콘서트로 관심을 모았던 공연이었으나 대규모 오케스트라, 밴드 및 합창단이 출연하고 공연장 안팎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대규모 공연인 점을 감안해 순연을 결정했다.

대신 24일 개막하는 서울시뮤지컬단 ‘작은 아씨들’은 이날 오후 1시 ‘객석 띄어앉기’로 재오픈해 공연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 12월 18일 개막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도 ‘객석 띄어앉기’를 적용해 오는 27일부터 다시 예매를 진행한다.

공연계는 지난 7일 거리두기 1단계로 객석 100%를 오픈할 수 있게 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연말 성수기를 앞둔데다 정부도 공연 소비 쿠폰을 발급해 오랜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왔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이달 7~22일 3주간 공연시장 매출은 23일 기준 98억 6033만원으로 이전 3주(10월 17일~11월 1일) 매출액(80억 8300만원)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시 거리두기 2단계가 되면서 공연계의 시름은 다시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공연 소비 쿠폰 발급을 24일부터 중단한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연말이 되면서 단체관람 문의가 오는 등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거리두기 2단계가 된 뒤 오히려 공연 취소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상황이 나아져 거리두기가 1.5단계로라도 내려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거리두기 객석제’ 통해 공연을 관람 중인 관객들의 모습(사진=예술의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