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 성남, 광저우에 0-2 석패...ACL 8강 진출 좌절

by이석무 기자
2015.05.27 23:13:27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시민구단 성남FC의 거침없는 도전이 ‘중국의 거인’ 광저우 헝다 앞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성남은 2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광저우의 톈허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광저우 헝다와 2차전에서 0-2로 패했다. 지난 20일 홈에서 열린 1차전을 2-1로 승리했던 성남은 1, 2차전 합계 스코어 2-3으로 밀려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승리를 거뒀던 1차전과 똑같은 선발라인업을 꺼내든 김학범 성남 감독은 수비라인을 내리지 않고 정상적인 경기운영으로 광저우를 맞았다. 1차전 승리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는 했지만 공격력이 강한 광저우를 상대로 치르는 원정경기에서 골을 지키는 전략을 택했다가 발목을 잡힐 수 있기 때문이었다.

히카르도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남준재와 김두현, 조르징요로 공격 2선을 구성해 광저우의 골문을 적극적으로 노렸다. 전방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수비를 펼치다 경기 시작 1분만에 히카르도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날 경기의 최대변수는 경기장의 잔디상태였다. 경기가 열린 27일은 하루종일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경기 전날까지 열흘가량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수시로 내렸다. 수일동안 반복된 비 때문에 경기장 바닥이 물러져 선수들이 미끄러지는 장면이 많았다.

짧은 패스의 속도도 살지 않았고, 드리블 돌파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순간적인 가속도를 내거나 방향을 전환할 때 미끄러져 넘어지는 장면이 나오기 일쑤였다. 미끄러운 경기장 상태와 무더위에 익숙하지 않은 성남 선수들에게 불리한 조건이었다.



경기 초반 빠르게 승부를 보겠다고 공언했던 파비오 칸나바로 광저우 감독은 가오린과 굴라트를 전면에 내세워 경기 시작부터 거칠게 성남의 골문을 위협했다.

성남의 첫 실점은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성남의 페널티박스 오른편에서 시도한 중거리슛이 하필 앞을 막던 수비수 곽해성의 손에 맞았다. 주심은 곽해성에게 옐로카드를 내밀며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공이 날아와 손에 맞은 것으로 보였지만 주심의 판정은 단호했다.

키커로 나선 굴라트가 골대 오른쪽 골망을 갈라 전반 27분만에 광저우가 앞서갔다. 조금씩 경기장에 익숙해져가던 성남의 흐름이 끊기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역습에 나선 성남은 전반 39분 김두현이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킨채 전반전을 마쳤다.

0-1로 뒤진채 시작한 후반전. 이대로 가면 탈락하는 성남은 후반 초반부터 성남이 광저우를 몰아세웠다. 후반 4분 상대 오른편에서 얻은 코너킥을 김두현이 힘차게 감아찬 것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는듯 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후반 7분과 9분에 나온 유효슛은 히카르도의 오프사이드 판정에 막혔다.

기회를 잡지 못한 성남은 후반 12분 또다시 실점하고 말았다. 오른편에서 정롱이 차올린 코너킥을 굴라트가 머리로 받아넣어 2-0으로 격차를 벌렸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18분 남준재를 대신해 황의조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히카르도와 황의조가 최전방 자리로 번갈아 뛰어들며 상대 수비를 교란했다. 후반 24분 조르징요를 대신해 김성준이 투입된 이후에는 두 공격수가 투톱으로 전환했다. 후반 32분에는 루카스까지 투입하며 활용할 수 있는 공격카드는 모두 꺼냈다.

하지만 굴라트 한 명만 전방에 둔채 수비모드로 들어간 광저우의 수비벽을 허물기가 쉽지 않았다.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골문을 열지 못한 성남은 8강 진출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