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을 中차세대 지도자는…"70년대생 주목"
by김윤지 기자
2022.05.23 11:09:41
올 들어 70년대생 12명 고위급 승진
대부분 명문대 이공계 출신, 현장 경험도
“70년대생, 능력·충성심 함께 증명해야”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차세대 지도부로 1970년대 태어난 이른바 ‘치링허우(70後·1970년대 출생자)’들이 부상하고 있다고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적어도 1970년대생 중국 공산당 간부 12명이 성급 당위원회 고위급으로 승진했다. SCMP는 ‘정치적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70년대생이 각 지역에서 요직을 차지함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발판이자 시험자를 만났다고 전했다. 예단하기에 이르지만 적절한 시기에 70년대생들이 새로운 지도부의 핵심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70년대생들이 공산당 차세대 지도부로 주목받는 이유는 올 가을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시진핑 국가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1953년생인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이 지속된다면, 현재 주요 보직을 차지한 1960년생들 사이에선 나이 등으로 인해 다음 최고 지도자가 나올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청 리 브루킹스연구소 차이나센터 소장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당 대회 이후 형성될 공산당 최고 결정기구인 새 중앙위원회에서 1970년생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비비안 잔 홍콩중문대 행정학과 교수는 70년대생들이 시 주석을 이을 후계자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능력과 충성심을 함께 보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잔 교수는 “시 주석은 일대일로, 부패청산 등 주요 정책들을 이어서 수행할 유능한 후계자를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주거위제 상하이 당부서기, 스광후이 구이저우 당부서기, 류제 저장성 상무위원 겸 항저우시 당서기 등을 70년대생 대표 인물로 꼽았다. 상하이 출신의 주거 부서기는 2017년 5월 시위원회 상무위원에 올라 당시에도 중국 전역에서 가장 젊은 성급 당위원회 상무위원이 됐다. 주거 부서기와 스 당부서기 둘 다 국유기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양파선 신장우루무치 당서기, 류훙젠 윈난 쿤밍 당서기 등도 언급됐다.
SCMP는 일부 60년대생 지도자 중에는 정규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이들도 있으나 70년대생들은 대부분 칭화, 베이징, 런민 등 명문대 출신이라고 분석했다. 이중 절반은 박사 학위를 보유했다. 중국 정부의 기술 자립 추구 목표를 반영하듯 50%가 이공계, 25%는 경제 분야를 전공했다.
리 소장은 “여러 70년대생 간부들이 중국의 주요 기업이나 금융 기관을 거쳤다”면서 “시진핑 시대 인재 채용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성 비중은 현저히 낮았다. 1970년대 이후 출생한 50명 이상 성급 상무위원회 위원 중 여성은 4명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