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데이비슨, 전기오토바이 사업 분사…스팩 합병·상장 추진

by방성훈 기자
2021.12.14 10:56:33

전기오토바이 사업 부문 라이브와이어 분사 계획 발표
AEA브릿지임팩트 스팩과 합병 후 뉴욕증시 상장
"전기차 스타트업들과 차별…제조업 100년 역사 보유"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을 대표하는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이 전기오토바이 사업 부문을 분사하기로 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할리데이비슨은 이날 전기오토바이 자회사 ‘라이브와이어’를 분사한 뒤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와 합병해 미 뉴욕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라이브와이어는 할리데이비슨의 자회사로 10년 동안 브랜드를 유지해 왔으며, 본격적인 전기오토바이 생산은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됐다. 당초 할리데이비슨은 전기오토바이 개발·생산에 연간 1억 9000만~2억 5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합병 대상은 ‘AEA브릿지임팩트’ 스팩으로, 사모펀드 투자회사인 AEA인베스터스와 투자자그룹 브릿지펀드매니지먼트 경영진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번 거래에서 라이브와이어의 기업가치는 약 18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합병 회사는 ‘LVW’라는 종목명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할리데이비슨의 라이브와이어의 분사 및 상장은 최근 미 증시에서 스팩 열풍이 사그라든 데에다 전기자동차 업황도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에 추진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전기차 회사인 루시드모터스를 소환해 실적 전망 및 공개와 관련된 문서들을 요청했다. 또다른 전기차 업체 로즈타운모터스는 연방 검찰로브터 조사를 받고 있고, 전기트럭 제조업체 니콜라 역시 프로토타입 모델을 위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할리데이비슨의 요한 자이츠 최고경영자(CEO)는 FT에 “제조업체로서의 오랜 역사가 (기반 없이 시작한) 초기 전기자동차 회사들과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가 없는 창업자 주도의 스타트업이 아니다. 이 회사는 우리가 믿는 사업을 분사하는, 견고한 관리팀이 있는 100년 이상 된 회사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품 테스트 또는 인프라 제조 공급망 등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일상적인 비즈니스이며 100년 이상 지속돼 왔다. 이것이 이전에 이 작업을 수행하지 않은 회사들과 큰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한다”거 거듭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번 거래는 지난해 9월 AEA브릿지 스팩에서 모금한 4억달러, 할리데이비슨에서 1억달러, 대만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킴코로부터 1억달러를 각각 조달해 진행할 방침이다. 할리데이비슨은 합병 후 라이브와이어의 지븐 74%를 소유하게 되며 12%는 스팩 주주가, 나머지는 스팩 설립자 및 킴코가 각각 보유하게 된다.

자이츠 CEO는 “이번 거래를 통해 얻게 될 새로운 자본은 환영하지만, 우리는 이미 (라이브와이어를 분사하기 위한) 자본이 충분하다. 자본 조달 때문에 스팩 합병 상장을 추진하게 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라이브와이어 분사 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 뉴욕증시에서 할리데이비슨의 주가는 4.7%, 합병 대상 스팩인 AEA브릿지임팩트의 주가는 3.55% 각각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