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중 3대가 ‘프리미엄폰’…韓·美·中 격전지로 ‘부상’

by김정유 기자
2023.06.02 13:49:38

카날리스 조사, 1분기 프리미엄폰 비중 31%
전체 시장은 감소하는데, 약 5% 성장세 기록
애플과 삼성 시장 양분, 최근 中모델도 가세
삼성 폴더블폰 전략 성과, ‘갤Z폴드5’ 출격대기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올 1분기 글로벌 프리미엄폰 비중이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역성장 중인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프리미엄폰의 강자’ 애플은 물론 폴더블(접는)폰으로 승부수를 건 삼성전자(005930), 저렴한 가격에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폰도 가세하면서 향후 프리미엄폰 시장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갤럭시 S23 울트라, 아이폰 14 (사진=삼성전자, 애플)


2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폰(500달러 이상 스마트폰)의 비중은 3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프리미엄폰의 1분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4.7% 늘었다. 전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 13%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의미있는 성장이다.

500달러 이상 프리미엄폰 비중 추이. (자료=카날리스)
프리미엄폰 비중은 최근 5년새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 22%였던 프리미엄폰 비중은 2020년 22%, 2021년 25%, 2022년 27%로 성장하더니 올 1준기엔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스마트폰 10대 중 3대가 5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폰이란 의미다.

프리미엄폰 시장은 애플이 확고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많이 팔린 프리미엄폰들도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아이폰’이었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아이폰14 프로맥스’였고, 다음으론 ‘아이폰14 프로’, ‘아이폰14’, ‘아이폰13’ 순이었다. 이같은 순위는 꽤 오랫동안 유지돼 왔다.



애플의 경쟁자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갤럭시S23 울트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안드로이드 기반 프리미엄폰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애플의 구형 제품인 ‘아이폰13’(4위)보다도 낮은 판매 5위를 기록한 건 아쉬운 대목이다. ‘갤럭시S23 울트라’ 외에는 ‘갤럭시S23’(7위), ‘갤럭시S23 플러스’(9위), ‘갤럭시Z 플립4’(10위), ‘갤럭시S22’(12위), ‘갤럭시S21 FE 5G’(15위)등이 베스트셀링 모델로 기록됐다.

1분기 글로벌 프리미엄폰 시장은 애플(7개 모델)과 삼성전자(6개 모델)가 양분했다. 유일하게 중국산 제품 3개가 이름을 올렸는데 샤오미의 ‘샤오미13’(13위), 화웨이의 ‘메이트50’(14위) 였다. 이전까지는 애플과 삼성전자 중심이었던 프리미엄폰 시장에 중국 제품들이 하나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2년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기를 맞았지만, 프리미엄폰 시장은 견조한 모습을 보여왔다. 올해 1분기 프리미엄폰 비중이 30%대로 올라온 것도 이같은 흐름을 잘 보여준다. 때문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프리미엄폰 경쟁도 더 뜨거워 질 것으로 보인다. ‘절대강자’ 애플의 점유율을 뺏으려는 공격적인 시도들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삼성전자는 새로운 폼팩터 폴더블폰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올 1분기 가장 많이 팔린 모델 중 ‘갤럭시Z 플립4’가 10위에 올랐는데, 이는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폴더블폰 대중화’ 전략이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달 말 새로운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5·플립5’를 공개하며 대중화 전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한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레노버 등 다양한 중국 제조사들의 도전도 이어질 전망이다. 과거 저렴한 가격만을 무기로 했던 중국산 모델은 최근 기술력까지 빠르게 성장하면서 ‘나쁘지 않은’ 가격대비 성능비(가성비)를 보여주고 있다. 영역도 다양해 일반 바(bar)형 제품부터 삼성전자와 비슷한 폴더블폰까지 아우른다. 이들이 공격적으로 프리미엄폰 시장을 공략한다면 일부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폰 시장을 위한 한국, 중국, 미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기술 경쟁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소비자들 입장에서 평균 구매가격이 높아질 여지가 있는만큼 적절한 가격 정책이 병행돼야 시장 우위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