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개판'된 휴가 이튿날 공개...'1일1구설' 자책?

by박지혜 기자
2021.08.06 11:04:1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잇단 설화로 ‘1일 1구설’이란 공세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개판’이 된 휴가 이튿날을 공개했다.

윤 전 총장은 6일 반려견 전용 SNS인 ‘토리스타그램’에 침대 위 반려견들에게 둘러싸인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전했다. “아빠 회사 안 간다”라는 글과 함께 ‘개모임’, ‘개판’, ‘개알람’, ‘개신남’이라는 해시태그도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의 이러한 모습은 윤석열 캠프 입장과 다소 다른 분위기였다.

윤석열 캠프의 정무실장을 맡은 신지호 전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잇단 설화에 대해 “저희도 심각성을 익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전 의원은 “연이어서 이런 것들이 일어나니까 후보도 어제부터 휴가에 들어가서 뜨거운 이슈로부터 약간 거리를 두고 편안하게 좀 자신을 되돌아보는 그런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후쿠시마 원전 관련된 것은 어제 굉장히 핫이슈가 되지 않았는가. 그래서 후보도 굉장히 속상해하고 또 자책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두 번은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것들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그건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된다. 따라서 오히려 분발할 수 있는 계기로 삼자면서 캠프 내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른바 ‘레드팀’을 만들어서 재발 방지를 사전에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토리스타그램
전날 윤 전 총장이 부산일보 인터뷰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은 유출되지 않았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틀째 여야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전의 안전성을 언급하던 윤 전 총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례를 들며 “지진과 해일로 피해가 크긴 했지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말했다. 대규모 방사능 유출로 국제 원자력 사고등급 최고 단계를 기록한 참사를 놓고 사실과 다르게 언급한 것이다.



게다가 해당 발언이 실린 온라인 기사가 공개된 지 4시간여 만에 문제 된 부분만 삭제되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를 발견한 조국 법무부 전 장관은 “왜 삭제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나서기도 했다.

이에 윤석열 캠프는 “긴 인터뷰를 요약하다 보니 발언 의도와 다르게 잘못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산일보는 윤 전 총장 측에서 수정 요청이 있었고 인터뷰 취지가 후보의 정확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라 전체 맥락을 해치지 않는 선에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이 지난달 19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도 “체르노빌이 원전 사고이고, 후쿠시마는 이제 그건 지진과 해일이란 말이에요? 그리고 방사능이 외부에 유출돼서 사람이 죽고 다친 건 아니란 말이에요?”라고 말한 사실을 들어 “우연이나 착오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조 전 장관은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뜻의 “생무살인 (生巫殺人)”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의 이번 발언 논란에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의 다른 대선주자들도 공세에 나섰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문제가 됐다고 하는 여러 발언을 생각해볼 때 말씀을 편하게 하는 성격인 것 같다”며 “정치인이 된 다음에 발언의 무게가 좀 다르다고 봐야 할 텐데 정치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그런 부분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연일 거의 망언에 가까운 실언들을 하고 있다. 문제는 실수가 아니라 원래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국정 최고 의사결정권자라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윤 전 총장은 나흘 전 접촉한 국민의힘 당직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날 충청권 방문 일정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