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정보 통해 당뇨 고위험군 예측 가능해진다

by이지현 기자
2022.11.21 09:58:17

혈당·혈중지질 농도 등 변화 핵심 희귀 유전요인 새롭게 발굴
희귀 유전요인 제2형 당뇨 발병 일반인보다 무려 50% 정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정보 중 질병 발생과 관련된 유전요인이 200개 이상 국내 기술진에 의해 발굴됐다. 이를 통해 유전체정보 기반 당뇨 고위험군 예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 미래의료연구부 유전체 연구기술개발과는 당뇨, 고지혈증 등에 영향을 주는 200개 이상의 신규 유전요인을 발굴해 이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쳐(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11월 온라인판에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사질환 관련 동아시아인 최대 규모의 연구로 한국인과 일본인으로 구성된 약 29만명을 연구 대상으로 분석했다. 한국인은 보건연구원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12만5872명 유전체정보를, 일본인은 일본 바이오뱅크(Biobank Japan) 16만2255명 유전체정보를 활용했다.

기존 유전체 연구의 약 80%이상은 유럽인 중심으로 수행돼 그 분석 결과를 동아시아인에 적용하는 경우, 당뇨 등 질병 예측의 정확도가 50% 수준 이하로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미래의료연구부는 2015년도 자체 개발한 한국인유전체칩과 2001년부터 수집한 대규모의 코호트 기반 인체자원을 활용해 한국인 유전체정보를 생산 및 분석했다. 이는 조윤신 한림대 교수와 공동연구를 수행한 결과다.



유전적 위험도별 당뇨 발병률(표=국립보건연구원 제공)


분석 결과 기존 연구에서는 개개인의 유전요인 영향이 약 1% 미만으로 아주 약한 유전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유전변이들이 주로 보고됐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혈당과 혈중지질 농도 등을 약 13~15%로 매우 크게 변화시키는 핵심적인 희귀 유전요인을 새롭게 발굴해 최초 보고했다. 이중 혈당을 낮추는데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희귀 유전요인은 한국인 집단에서도 약 1%만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사람들은 제2형 당뇨 발병이 다른 일반인보다 무려 50% 정도 낮게 발생하는 것이 확인됐다.

김봉조 미래의료연구부 유전체연구기술개발과장은 “현재 당뇨의 주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이 진행되기 전까지 임상검사로 고위험군를 선별해 당뇨를 예측하기 어려운 한계점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서 발굴한 모든 유전요인들을 통합 분석하면 저위험군 대비 10배 이상 높은 유전적인 고위험군을 당뇨 발병 이전에 미리 선별해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군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맞춤형 정밀의료를 통해 질병예방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대규모 바이오빅데이터가 구축되면 보다 많은 질병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에도 한국인 질병극복을 위한 정밀의료 연구기반 확대와 민간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