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구진, 양자컴퓨터 메모리 핵심기술 개발

by이재운 기자
2018.10.19 09:45:54

韓 IBS, 美 IBM 알마덴연구소와 핵스핀 정밀도 향상

연구에 참여한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연구진. 왼쪽부터 공동 교신 저자인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단장(이화여대 물리학과 석좌교수), 제1저자인 필립 윌케 연구위원(이화여대 물리학과 박사후 연구원), 공동 저자인 최태영 연구위원(이화여대 물리학과 조교수). IBS 제공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양자컴퓨터 등 미래 차세대 기술에 활용 가능한 반도체 기술 개발에 한-미 공동 연구진이 성공했다.

19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단장(이화여대 교수) 연구진은 미국 IBM 알마덴연구소와 공동으로 고체표면 위에 놓인 단일 원자의 특성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원자의 핵스핀(스핀: 자성의 기본 단위)이 내는 에너지는 매우 약해서, 지금까지는 수백만 개 원자핵들의 신호를 한꺼번에 읽어서 특성을 유추해야 했다. 연구진은 주사터널링현미경(STM)과 전자스핀공명(ESR) 기술을 결합해 에너지분해능(정밀도)을 1만배 높였다. 이를 통해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신체 내부를 진단하듯 고체표면 위 원자 한 개의 핵스핀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양자컴퓨터, 초소형컴퓨터 등 차세대 정보처리장치 구현을 위해 줄여야하는 정보 저장 단위를 구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차세대 컴퓨팅 분야에서 초소형 메모리 기술로 평가받는 핵스핀 기술의 특성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또 연구진은 고체 기판 위 원자가 놓인 위치에 따라 소자의 전자기적 특성이 달라짐을 확인했다. 이는 향후 개별 원자가 저장장치이자 회로가 되는 차세대 전자소자 설계에 핵심원리로 사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사이언스(Science, IF 41.058)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다수의 원자의 특성을 토대로 쓰인 기존 물리학적 지식을 검증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현존하는 물리 이론을 뛰어넘는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는 연구에 돌파구 제시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