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관련 중요문건 대량 유출돼"..공정위 파문(상보)

by문정현 기자
2012.09.19 13:35:40

[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관련 내부 문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담합 조사와 관련된 중요한 문서들이 대량 외부로 유출된 사실을 포착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4대강 내부자 색출 논란과는 별도로 그 동안 내부 보안 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한 셈이어서 공정위의 총체적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19일 김기식·민병두·김기준 민주통합당 의원이 제보자 색출 중단을 요구한데 대해 “(김기식 의원이 공개한 자료가) 공정위 내부 문건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상당 부분의 자료가 방출된 것이 발견됐다”며 “만약 이 자료가 돌아다닌다면 사건 처리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내부 감사가 4대강 제보자를 가려내려는 게 아니라 공정위가 직접 작성한 문건인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으며, PC 조사 및 직원 진술 조사는 담합 유출 문건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김 위원장의 발언은 제보자 색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보이지만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당초 문건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 자체가 제보자 색출을 위한 의도였다는 의혹에다, 그 동안 내부 전산망을 허술하게 관리했다는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출된 자료는 ▲카르텔 자진신고 접수 및 지위확인 대장 ▲조사 진행중인 사건들의 심사보고서 초안 ▲현장조사 등을 통해 입수한 증거자료 및 진술조서 ▲소송 진행 중인 사건들 관련 대응계획 등 내부전략 문건 ▲담합조사 등을 위해 수립된 현장조사 계획서 등이다.

해당 직원은 외부기관으로 파견이 결정 된 후 3일의 연휴 기간동안 새벽부터 심야까지 공공기록물을 대량 반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서보안장치(DRM)를 무단으로 해제하거나, 타인의 행정서명인증서(GPKI)를 이용해 접근이 제한된 내부 통신망에 침입하는 불법적인 방법을 이용했다. 공정위는 “해당 직원은 개인 이동식 저장 매체에 자료를 내려받아 반출한 후 자택 PC에 저장했다”며 “회수를 요구했으나 아직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