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만 8개' 윤슬아 "후배들에 뒤처지지 않겠다"(일문일답)

by이석무 기자
2016.04.29 15:12:43

[용인=이데일리 스타in 김정욱 기자] 1라운드 중간 선두에 나선 윤슬아
[용인=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베테랑’ 윤슬아(30·파인테크닉스)가 제6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첫날 무더기 버디를 잡으며 중간선두에 올라섰다.

윤슬아는 29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8개 잡아 8언더파를 기록했다. 오후 3시 현재 리더보드 가장 위에 이름을 올렸다.

윤슬아는 2005년 프로 데뷔 후 KLPGA 정규투어 개인통산 3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아쉽게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내리막길을 걷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도 나왔다.

누구보다 입술을 깨문 장본인은 윤슬아 본인이었다. 시즌 뒤 미국으로 건너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다. 체력훈련을 통해 체지방량은 줄이고 근육량은 늘렸다. 스윙도 교정했다.

그런 변화의 노력이 점점 경기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약점인 비거리를 정교한 숏게임과 퍼트로 만회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윤슬아는 “국내 무대에선 내가 최고참인 것 같다. 책임감이라기 보다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이다. 여자선수는 나이를 무시할 수 없다. 체력훈련은 팔팔할 때보다 더 하는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며 “파를 하든, 버디를 하든 겸손한 마음으로 남은 라운드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윤슬아와 일문일답.

-오늘 단독선두에 오른 소감을 밝혀달라.

▲컨디션은 그저 그렇다. 오늘은 실수가 적어 점수 관리가 잘됐다. 코스는 잘 맞는 것 같다. 페이웨이가 넓고 그린도 잘 맞는다. 때릴 수 있어서 좋았다.(웃음)

-어느덧 베테랑 선수가 됐다. 고참 선수로서 우승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국내 무대에선 내가 최고참인 것 같다. 책임감이라기 보다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이다. 여자선수는 나이를 무시할 수 없다. 체력훈련은 팔팔할 때보다 더 하는거 같다. 매 라운드 연습그린에 가면 잘 치는 선수가 정말 많다. 뒤처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꾸준히 우승을 하다가 작년에는 썩 좋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준비를 대대적으로 했다. 레슨 선생님도 바꾸고 스윙도 교정했다. 정신력도 개조했다. 후배 선수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모습 보이고 싶었다. 1월달부터 열심히 훈련했다. 미국 LA 오렌지카운티로 전지훈련을 갔다 왔다. 비싸고 좋은 동네라 전지훈련 온 선수 별로 없더라. 나도 그전에는 주로 동남아에서 훈련했다.

-비시즌 동안 체력훈련은 어떻게 했나.

▲주 7일 동안 훈련했다. 유산소와 근력훈련을 반반씩 했다. 몸이 차근차근 좋아지도록 만들었다. 주 7일 훈련하다보니 꾸준히 좋아진 것 같다. 체지방은 가기 전에는 20~21%였는데 지금은 16~17%로 줄었다. 근육량도 많이 늘었다. 체중은 1kg 정도밖에 안빠졌지만 사람들이 슬림해졌다고 한다.



-스윙 교정도 많이 했나.

▲시합을 많이 하다보니 스윙 교정이 쉽지는 않다. 어드레스, 셋업, 테이크어웨이 등 기본이 중시하면서 훈련했다. 리듬, 템포 위주로 손을 댔다.

-한 라운드에 8언더파를 친게 오랜만인가.

▲매우 오랜만이다. 그동안 훈련 때 공이 잘 맞아서 기준이 높아졌던 거 같다. 그래서 오늘은 겸손함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퍼트나 샷이 조금만 좋았다면 12~13언더파까지도 해볼 수 있었다. 날씨가 너무나 좋다. 스윙도 날씨에 맞춰서 잘되는 것 같다. 코스도 내게 잘 맞는다.

-이번 대회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절대 덤비지 않을 것이다. 파를 하든 버디를 하든 겸손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요즘 후배들을 보면서 어떤 점을 배우려 하나.

▲프로암 대회에서 90~100개 치는 고객들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어린 친구들이 너무 잘 치고, 너무 멀리 친다. 그 친구들보다 드라이버가 30~40야드 뒤에 놓이다보니 세컨샷을 우드로 쳐야 할 때가 있다.

-어린 후배들을 보면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이는 비거리다. 공을 다루는 감각적인 부분에서도 준비가 잘된거 같다. 멘탈 트레이닝 같은 것은 우리 때만 해도 없었다. 그냥 될 때까지 1000개 치는 식이다. 지금은 고등학교 중학교부터 차근차근 밟아간다. 그래서 루키 때부터 자기 기량을 다 발휘할 수 있다.

-후배들에게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경기하는데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다. 시즌을 치를수록 다듬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거리에 대한 아쉬움이 많은 것 같다.

▲내가 추위를 너무 많이 타서 시즌 초반에 거리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은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지금보다 10~15야드 정도 늘리면 뒤처지지 않을 것 같다. 미국 훈련 후 거리가 늘었다. 250~260야드 정도는 나왔던거 같다. 전보다 20야드 정도 증가했다. 올해초 시합에 오니까 맞춰치는 부분이 있어 거리가 줄었지만 앞으로 좋아질 것 같다.

-올해 스스로 많은 변화를 줬다고 했는데 다른 베테랑 선수들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당연히 그래야 되는거 아닌가. 고인물이 썩는다고 하지 않나. 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