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국 "윤석열에 들이댄 이유는…참신함"[인터뷰]

by김유성 기자
2022.03.01 18:00:00

2002년 정몽준 지지 이후 20년만에 처음
"윤 후보, 정치신인에 인간적이고 정직해"
자신감 찬 어퍼컷 세레머니 히딩크 연상
"3월 8일까지 캠프 유세 도울 것"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집사람이 그렇게 정치에 가담하지 말라고 했는데, 20년 만에 들이댑니다. 으아~”

20대 대통령 공식 선거일 이틀째인 지난달 16일 전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거점 유세에 호랑나비로 유명한 가수 김흥국이 나타났다. “들이대”라는 그의 유행어가 나오자 40대 이상 중장년 지지자 중에서 웃음꽃이 피어났다. 김씨는 “마누라가 파평 윤씨이기 때문에 윤석열을 지지한다”라고 농담을 하는 한편 “정권 교체를 위해 윤석열을 지지한다”고 말하고 내려왔다. 덕분에 국민의힘 선거유세장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흥겨워졌다.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한 가수 김흥국 씨. (사진=이데일리DB)
20년 만에 보수 정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가수 김흥국 씨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진지한 어조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김씨는 “지난 5년간 방송을 쉬면서 생각을 해봤다”면서 “나이를 먹으면서 대한민국을 살려야되겠다, 대한민국이 이대로 무너지면 안되지 않는가, 이번에는 제대로 대통령을 뽑아서 나라 경제가 잘 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만에 마음을 먹었다”면서 “윤 후보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내가 느낀대로 소신대로 말하고 내려온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정몽준 당시 대한축구협회장을 공개지지하며 그의 대선 행보를 도왔다. 1997년에는 이인제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하기도 했다. 주로 보수 정당의 대선 후보를 지지해왔다.

그는 “2002년 정 후보를 지지했을 때 만해도 잘 몰랐다”면서 “그런데 나중에 단일화니 지지 철회니 이런 것을 보면서 ‘정치가 무섭구나,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혹여 20년 전과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지거나 이후 ‘후폭풍을 맞게 되면 어떻게 할 것 같냐’는 질문에 김씨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데, 저는 해병대 출신이라 한 번 마음 먹으면 그대로 바뀌지 않는다”면서 “열심히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하는 것이지 다른 생각을 한 게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 지지 선언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에 대해서는 ‘정치 신인으로서의 신선함’을 들었다. 김씨는 “검찰총장 출신으로 정치를 안 해본 사람”이라면서 “처음에는 약간 대선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가 생각도 했지만 지금은 인간적이고 정직하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유세장에서 밀고 있는 ‘어퍼컷 세레모니’에 대해서도 김씨는 인상 깊었다고 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을 연상시키는 어퍼컷”이라면서 “3월 8일까지 열심히 해서 그만큼 자신감이 붙어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남은 기간 끝까지 윤석열 캠프의 유세를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시기이지만 중요한 곳에 가서 소신발언하겠다”면서 “3월 8일까지 나도 완주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김흥국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윤석열 공개 지지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지난 5년간 방송을 쉬면서 신중하게 생각을 했다. 국민의 한 사람이고, 가수이고, 연예인인데, 정말 누가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다 같은 국민이다. 그런데 자꾸 좌우로 나뉘고 한다. 이 상황을 좋아하질 않는다. 누구를 지지할 수 있고 내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데 그거 갖고 시비 들어오는 것도 봤다.

2002년 월드컵 때 4강 신화 때, 정몽준 후보를 지지했다. 그 이후로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 도와달라고 했다. 이미 소문나 있었으니까. 보수라고. 그때는 가족도 있고 방송도 해야 해서 뒤에서 돕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나이 먹으면서 보니까, 대한민국을 살려야되겠다, 대한민국이 이대로 무너지면 안되지 않느냐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뉴스 언론을 보면 소상공인들이 힘든 모습을 하고 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도 봤다.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자기 조국, 자기 나라인데, 그런데 다들 희망도 없고 불만을 갖는 것 같다. 이번에는 중요한 선거인 것 같다. 이번에는 제대로 대통령을 뽑아서 나라 경제가 잘 되도록 해야겠다고 생객했다.



그래서 이번에 20년 만에 마음을 먹었다. 저는 윤석열 후보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사진 찍은 적도 없다. 악수 한 적 없다. 지금 (유세 합류) 3일째인데, 느낀대로 소신껏 말하고 내려온다. 그 다음에 윤 후보가 오시는 듯 한데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20년 전 정몽준 후보 지지했을 때도 공격을 받았나?

△그때만 해도 공격 당하고 이런 것은 잘 몰랐다. 할 수도 있다. 자기편이 아니니까. 그때는 배우려고 하는 마음 자세였다. 처음에는 이회창 캠프에 있다가 넘어왔다. 그때 정몽준 후보가 “월드컵 4강 이후에 국민들이 나보고 대통령 해보라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했다. 처음으로 지리산 등산을 하면서 정몽준 후보가 그런 말을 했다.

그때 저는 ‘축구 인연인데 당연히 도와야죠’했고 이회창 캠프 쪽에 얘기를 했다. 그때는 3파전이었다. 우리가 된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배우고 다음번에 한 번 도전을 하자라는 마음으로 했다.

그런데 나중에 단일화, 지지철회되고, 이런 것을 보면서 정치가 무섭구나, 아무나하는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때 많이 배운 것 같다.

-대선 후 후폭풍을 감당해야 할 수도 있는데.

△뚜껑 열어봐야 아는데. 저는 해병대 출신이다. 한 번 마음 먹으면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한다. 했으면 20년 만에 지지선언 안했지. 전쟁터이든 어떤 싸움이든 마음 먹은 것은 승리 밖에 없다. 잘못되고, 만약이란 게 없다.

제가 마음 먹은 게 있다면 이것은 되겠다. ‘이기는 싸움이다.’ ‘열심히 도움이 되겠다.’ 다른 생각은 한 게 없다.

-윤석열 후보의 어떤 모습에 끌렸는지?

△정치를 안 해본 사람이다. 검찰총장 출신이고, 처음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양쪽 다 자기 정책이나 자기 비전을 말하면 국민들이 선택하는 것이니까.

처음에는 좀 그랬다. 자세가 안 나오거나. 약간 대선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가 그랬을 수 있다.

지금은 사안이 다르다. 제 마음이 끌릴 정도로 매력을 느낀다. 이 분은 인간적이고 정직하고, 이분은 뭔가 될 것 같다. 이런 확신이 있는 것이다.

-윤석열 후보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런 것까지 할 말은 아니다. 갈 수록 좋아진다. 얼굴 관상도 그렇고, 모든 제스처가 다 마음에 들 정도.

그리고 이 어퍼컷이라는 것은 히딩크 감독이 했던 어퍼컷이다. 유세 첫날에 딱 보니까, 부산에서 한 모양인데, 이것은 20년 만에 봤다. 히딩크 감독을 연상시키는 어퍼컷이다. 이는 자기가 3월 8일까지 열심히 해서 자신감이 붙는 느낌을 본인이 가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 분이 그렇게 세레모니를 할 줄은 생각을 못했다.

-남은 대선 기간 동안 계획은?

△코로나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시기다. 정말 조심히 다녀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다 다닐 수는 없다. 필요하고 중요한 곳에 가서 제 소신발언을 하고 싶다. 3월 8일까지 저도 완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