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 노동자, 10명 중 3명이 폐질환 의심

by김형환 기자
2022.12.02 12:18:18

학교 급식 노동자 1만8455명 폐 검진
폐암 의심 환자 1% 이상…조리흄 원인
강득구 “교육당국 해법, 더디고 불명확”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학교 급식 노동자 10명 중 3명이 폐암 등 폐질환이 의심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국회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지난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충북·경남를 제외한 14개 시도교육청과 국립학교 등에서 제출받은 ‘학교 급식종사자 폐 검진 중간 결과’에서 이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결과에 따르면 학교 급식 노동자 1만8545명을 검진한 결과 4745명(25.59%)은 폐암이 아닌 폐질환(양성 결절)을, 405명(2.18%)은 6개월 뒤 폐암 검진이 필요한 경계선 결절을, 122명(0.66%)는 ‘폐암 의심’을, 38명(0.19%)은 ‘폐암 매우 의심’을, 나머지 29명(0.18%)은 가장 정도가 높은 ‘폐암 매우 의심’을 판정받았다. 폐암 의심 환자는 187명(1.01%)인 것이다.



이는 일반인에 비해 38배 수치에 달한다.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수록된 35세 이상 65세 미만 여성의 폐암 발생률과 이번 급식종사자의 ‘폐암 의심’ 검진 비율을 비교하면 약 38배 수치에 이른다.

앞서 지난해 학교 급식 노동자 폐암이 질병성 산업재해로 인정받음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급식 노동자에 대한 건강검진을 교육부에 권고하고 환기설비 설치·환기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바 있다. 여러 연구 결과 등에 따르면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조리흄’이 급식 노동자의 폐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강 의원과 교육공무직본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 당국의 해법이 더디고 불명확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일부 교육청의 경우에는 급식실 환기설비가 기준 미달 여부에 대해 아직도 점검조차 마무리 짓지 못했다”며 “실제 환기시설에 대한 개선 조치가 완료된 학교는 단 한 곳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모범적 사례를 구축해야 할 교육부는 오히려 각 시도교육청의 추진 사례를 지켜보자며 방관하고 있다”며 “2023년도 교육부 예산안에도 이와 관련된 편성 항목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의지를 가지고 하루속히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