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불출마·종로 무공천"…지지율 위기감에 송영길 승부수(종합)

by이유림 기자
2022.01.25 10:59:25

송영길 긴급 기자회견
7인회 "임명직 안 맡는다" 이은 극약처방
586세대 용퇴 물꼬…"기득권 내려놓겠다"
"이재명과 상의 안해…제 충정 이해할 것"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저부터 내려놓겠다”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최측근 그룹 ‘7인회’ 인사들이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직을 일절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만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정치 1번지’ 종로를 포함한 지역구 재보궐선거 무공천, 동일지역 3선 초과 금지 제도화 등 쇄신 방안도 내놨다. 민주당이 초강수 인적 쇄신안을 발표한 것은 설 연휴를 앞두고 정체된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에 변화가 시급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 송영길은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586이 많은 일을 해 온 것도 사실”이라며 “민주화와 사회 변화에 헌신했고, 세 번의 민주 정부 탄생과 성공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586이 기득권이 됐다는 당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라며 “우리가 원한 것은 더 나은 세상이지, 기득권이 아니다.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재명 정부’ 탄생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종로’ ‘안성’ ‘청주 상당구’ 3곳의 보궐선거에 민주당은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며 “공천 포기는 당장은 아픈 결정이지만, 민주당이 책임 정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민주당 의원의 귀책사유로 재보궐선거가 생긴 경기 안성과 청주 상당구뿐 아니라, 이낙연 전 대표의 대선 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종로까지 무공천한 것은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송 대표는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윤미향, 이상직, 박덕흠 의원의 제명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며 “국회의원의 잘못에도 우리 국회가 적당히 뭉개고 시간 지나면 없던 일처럼 구는 게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다. 이런 잘못된 정치문화부터 일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전체 광역, 기초의원의 30% 이상 청년을 공천해 “민주당이 2030당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이재명 후보와 상의한 바는 없다면서 “이 후보도 제 충정을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결단을 계기로 386세대 정치인들의 후속 용퇴 선언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는 “국회의원 각자가 판단할 문제”라며 “모두가 독립된 헌법 기관으로서 국민 앞에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누가 강요하고 압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저도 수많은 배제의 아픔을 겪었지만 풀뿌리 당원의 힘으로 기적같이 당대표에 선출됐다”며 “당대표가 된 날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민주당 간판만 빼놓고 다 바꾸자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국 사태를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부동산 관련 의혹을 받는 12명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하는 초강수 조치까지 취했다”며 “부동산 종부세·양도세 완화 등 당내 수많은 강경파의 반대와 청와대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의원총회 표결을 통해 관철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송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반성’으로 시작했다. 그는 “지난 9개월간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 오만을 지적하는 국민의 질책을 달게 받아들이며, 변화와 쇄신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국민의 분노와 실망, 상처를 덜어드리기에 민주당의 반성과 변화, 쇄신이 많이 미흡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지금도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것을 깊이 통감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민주당 정부의 일원으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