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테슬라 ‘투자자의 날’…“구체적 정보가 없다” VS “차별화된 경쟁력 확인”

by유재희 기자
2023.03.03 12:30:38

테슬라, 지난 1일 `투자자의 날` 행사 개최
차세대 모델에 대한 구체적 정보 부재로 테슬라 주가 약세
번스타인 "경쟁사 대비 비용 우위...점차 경쟁사들 격차 좁혀 나갈 것"
웨드부시 "장기적으로 강력한 생산 잠재력 기대...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지난 1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서 ‘투자자의 날’ 행사를 진행한 가운데 이에 대한 월가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정보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대다수지만 테슬라의 차별화된 경쟁력과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TSLA) 주가는 전일대비 5.9% 내린 190.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장마감 후 투자자의 날 행사가 시작되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던 만큼 예상됐던 수순이다.

투자자의 날에서 공개된 주요 내용은 △2030년까지 연간 2000만대 차량 생산 △조립비용 50% 절감 △사이버트럭 연내 출시 △5번째 기가 팩토리 맥시코 몬테레이에 건설 △배터리 공장의 생산능력 추가 확충 등이다. 특히 연간 2000만대 생산 목표나 조립비용 50% 감축 등은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차세대 전기차 (저가형)모델과 관련이 깊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차세대 모델에 대한 디자인이나 성능, 가격, 출시 일정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실망감이 컸다. 투자자들이 이번 행사에서 가장 듣고 싶었던 정보였기 때문이다. 통상 상장사들이 투자자의 날에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계획이나 재무적 목표 제시도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가에서도 실망섞인 코멘트가 쏟아졌다. 테슬라에 대해 다소 부정적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시장수익률 하회, 목표가 150달러) 애널리스트는 “마스터플랜3는 테슬라의 로드맵이라기보다는 광범위한 전기화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였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구조적인 비용 우위(이점)을 활용해 전례 없는 규모를 달성하겠다는 종전의 낙관적 목표를 재확인한 것”이라며 “현재 선진시장의 경쟁사 대비 비용 우위에 있지만 이들이 비용 격차를 점차 좁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국의 비야디와 비교하면 비용 우위 여부도 의문이라는 평가다.

JP모건의 라이언 브링크먼(비중축소, 목표가 120달러) 애널리스트도 “투자자의 날 이후 우리의 (보수적인)추정치와 기본적인 견해는 변하지 않았다”며 “진행 상황을 추적하기 위한 세부 사항이나 측정 가능 지표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에게 `비전에 도달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게 핵심 과제라는 조언도 나왔다. 골드만삭스의 마크 델라니(매수, 목표가 200달러) 애널리스트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비용을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신뢰를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콜린 랭건(비중유지, 목표가 190달러) 애널리스트는 “모델3와 모델Y 가격 인하 효과로 얼마나 오랫동안 수요를 유지할 지 불분명하다”며 “결국 차세대 저가 모델이 테슬라의 연평균 50%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데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번 행사에서 봇, 자율주행에 대한 주요 업데이트가 없었던 점이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확인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도이치뱅크의 엠마누엘 로스너(매수, 목표가 270달러)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인 투자와 혁신 이니셔티브에 초점을 맞춘 행사로 차세대 차량에 대한 정보를 원했던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하지만 비용 우위와 효율성 향상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향후 몇년간 전기화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할 것이란 믿음을 줬다”고 말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시장수익률상회, 목표가 225달러) 애널리스트도 “테슬라가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비전을 제시했다”며 “조립비용 50% 감축과 생산 공장 공간 40% 축소, 비싼 희토류 금속을 사용하지 않는 전기모터 사용 등 목표는 장기적으로 강력한 생산 잠재력을 기대할 수 있게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테슬라가 전기차 생산 및 확장에 있어 경쟁사보다 상당히 앞서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보여준 행사였다”며 “단기적인 주가 하락은 누군가에게는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