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인가구 월 생활비 161만원…사회 신뢰도는 ‘낙제점’

by조용석 기자
2023.03.07 11:00:00

청년기본법 근거 첫 ‘청년 삶 실태조사’…만 19~34세
청년 10명 중 2명은 ‘1인 가구’…부모와 동거 57.5%
33.9%는 번아웃 경험…진로불안·업무과중 등 주요 이유
75.3% ‘결혼생각 있다’…출산계획 남녀 인식차이 커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청년(만 19~34세) 1인 가구의 평균생활비는 161만으로 이들은 식료품비에 가장 많은 지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청년의 평균 월급은 250만원 수준이며, 평균 근속기간은 31.6개월이었다. 청년들의 삶의 만족도는 6.7점으로 국민 평균보다 높았지만 사회에 대한 신뢰도는 5.2점으로 사실상 낙제점 수준이었다.

지난해 9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2022 청년의날 청년정책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사진 = 뉴시스)
국무조정실은 7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를 보고했다. 이번 조사는 2020년 정기적인 청년 실태조사를 의무화한 ‘청년기본법’이 만들어진 후 처음으로 실시한 공식통계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했다.

먼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있는 청년(미혼·기혼 포함)의 비율은 57.5%로, 가구주인 부모와 미혼청년으로 구성된 가구가 53.3%로 가장 많았다. 또 청년 1인 가구는 22.6%, 청년부부 가구 7.2%, 청년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가 6.0% 순으로 나타났다.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청년 10명 중 7명(67.7%)는 독립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독립 계획을 세우지 못한 이유로는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해서’라는 답변이 56.6%로 가장 많았다.

청년 1인가구 기준으로는 다가구·다세대 거주 비율이 44.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오피스텔(24.1%), 아파트(22.0%) 순으로 나타났다.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을 포함한 전체 청년 가구 중에서는 아파트 거주가 62.8%로 다수를 차지했다. 또 반지하, 지하, 옥탑의 비율은 0.9%였다.

청년 중 취업자의 비율은 67.4%였으며, 직장에서의 평균 근속기간은 31.6개월이었다. 세금 공제전 월급은 252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1년 미만의 근속기간의 비율도 32.7%나 됐다.

청년들이 이직 또는 구직시 고려하는 사항으로는 임금(48.5%)로 가장 많았고, △고용안정성(12.8%) △장기적 진로설계(8.4%) △근로시간(7.2%) 등도 뒤를 이었다.



취업여부와 관계없이 청년 중 33.9%는 최근 1년 번아웃(소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번아웃을 경험함 이유로는 △진로불안(37.6%)이 가장 많았고, △업무과중(21.1%) △일에 대한 회의감(14.0%) △일과 삶의 불균형(12.4%) 순으로 집계됐다.

또 임신이나 출산 장애가 없음에도 집에만 있는 이른바 ‘은둔형 청년’의 비율은 2.4%였다. 은둔 이유는 취업에 대한 어려움 때문이라는 35.0%로 가장 많았다. 취약가구원의 돌봄책임을 맡는 청년은 0.6%로 나타났다.

청년 1인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161만원이고, 지출항목은 식료품비(48만원), 주거비(22만원), 연금·보험료(13만원), 교통비(12만원) 순이었다. 또 청년이 속한 가구 기준의 연평균 소득은 6443만원 규모이고, 평균 부채규모는 5080만원으로 나타났다.

미혼청년은 향후 75.3%가 결혼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남성(79.8%)가 여성(69.7%)보다 10.1%포인트 높았다. 또 자녀 출산의향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63.3%)이 있다고 답했으나, 역시 여성(55.3%)이 남성(70.5%)보다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크게 낮았다.

(자료 = 국무조정실)
청년 삶 만족도는 6.7점(10점 만점)으로 국민전체의 만족도(5.9점·2019~2021년 평균)보다 0.8점 높았다. 행복감 6.9점, 자유로운 선택 6.9점은 6점이 넘었으나 사회에 대한 신뢰는 5.2점에 그쳤다. 우울증상 유병률은 6.1%였으며,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경험은 2.4%가 ‘그렇다’고 답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번에 발표한 조사 결과는 ‘청년기본법’에 따라 우리나라 청년들의 삶을 종합적이고 다각적으로 살펴본 최초의 조사결과로서, 청년통계의 초석을 놓았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청년,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발전을 위한 정책을 설계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초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은 지난해 7~8월, 만 19~34세 청년 가구원을 포함한 전국 1만 5000가루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관련 보고서와 데이터는 통계청의 품질점검을 거친 뒤 상반기 중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