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신경 재생까지 유도···환자 맞춰 인공 근육 만든다

by강민구 기자
2021.02.21 15:53:56

기초과학연구원, MIT와 인공 근육 제작 플랫폼 개발
면역 거부 반응 없는 환자 맞춤형 인공 근육 선보여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외 연구팀이 환자 맞춤형 인공 근육을 만들어 근육 손상 질환을 치료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조승우 나노의학연구단 연구위원 연구팀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RLE 연구팀과 맞춤형 인공 근육 제작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인공 근육 조직 개발과 생체 적용 모식도.(자료=기초과학연구원)
근육은 몸무게의 40%를 차지하는 가장 큰 기관으로, 인간이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모든 부분에 있다. 이 중 뼈나 힘줄에 붙어 움직임을 만드는 골격근은 뛰어난 자가 재생 능력이 있지만 이를 넘어서는 외상이 생기면 영구적으로 조직이 손상돼 치료하기 어려웠다.

현재 유리 기능성 근육 이식이 유일한 근육질환 치료법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이식 가능한 근육 조직을 구하기 어려웠다. 또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나거나 이식 후 조직 기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열을 가해 소재의 내부 구조를 유지하면서 얇고 긴 형태로 가공하는 기술인 ‘열 인장 기술’을 이용해 골격 역할을 하는 미세한 다공성 구조의 ‘폴리카프로락톤(PCL) 파이버’를 개발했다. PCL 파이버는 골격근 결손 부위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길이와 다공성을 정밀하게 조절해 환자 맞춤형 인공 근육 제작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피부세포를 근육세포로 전환하는 ‘직접교차분화기술’을 사용해 근육세포를 배양했다. 비교적 채취하기 쉬운 자가 피부세포를 사용해 이식에 필요한 근육 세포를 확보하고 면역거부반응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연구팀은 또 천연 생체 소재인 ‘근육 탈세포 매트릭스’를 도입해 근육세포 직접 교차분화 효율을 높여 기능성 인공 근육 조직을 만들었다.

실제 인공 근육 조직을 근육 손상 부위에 이식해 근육 재생 경과를 관찰한 결과, 손상된 근육 조직이 재생되고, 기존 근육 재생법보다 혈관과 신경 조직의 재생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조승우 연구위원은 “기존 근육질환 치료 방법을 대체할 새로운 의료기술을 개발했다”며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해 대동물모델에서 근육 재생 효능과 안전성을 더 면밀히 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벤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지난 19일자 오후 9시(한국시간)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