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노는 T-커머스..롯데 시작하는데 GS·CJ 왜 미루나

by민재용 기자
2015.04.01 10:03:19

7홈쇼핑 등장에 시큰둥하다, 정부 압박에 입장 선회
올해 재승인 심사 앞둔 롯데·현대·NS홈쇼핑 "연내 개국"
내후년 재승인 GS·CJ `미적`..'아직 여유 있다' 계산 깔려
"아직 초기 시장 T-커머스 돈벌기 어려워" 정부 눈치만

4월 1일 개국한 롯데홈쇼핑의 T-커머스‘롯데OneTV’. 기존 홈쇼핑과 달리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장소에서 원하는 상푸을 검색해 구매할 수 있다. 롯데홈쇼핑은 롯데OneTV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판로 확대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홈쇼핑 업체들의 상품판매형 데이터방송(T-커머스) 전략이 제각각이다. 7홈쇼핑 등장을 막자며 공동 추진을 다짐했지만, 서로의 처지에 따라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찾고 있다.

올해 홈쇼핑 방송 재승인 심사를 받아야 하는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 NS홈쇼핑은 연내 T-커머스 오픈하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재승인 시점이 내후년인 CJ오쇼핑와 GS홈쇼핑은 아직 구체적 계획을 잡지 않고 미루는 모양새다.

각종 비리사건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롯데가 가장 적극적이다. 1일 롯데홈쇼핑은 홈쇼핑 업계 최초로 T-커머스‘롯데 One TV’를 오픈했다. 현대홈쇼핑(057050)은 상반기까지, NS홈쇼핑은 올해 10월까지 각각 T-커머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7홈쇼핑 등장 후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던 홈쇼핑 업체의 T-커머스 사업 추진이 다시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T-커머스는 기존 홈쇼핑과 달리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상품을 검색해 구매할 수 있는 오픈형 데이터 방송이다. 지난 2005년 정부가 T-커머스 사업권을 교부했을 때 기존 홈쇼핑 업체들도 모두 관심을 보이며 사업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예상만큼 시장이 형성되지 않으면서 KTH 등 T-커머스 전용 기업을 빼고는 홈쇼핑 업체들은 T-커머스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었다.

찬밥 신세였던 T-커머스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 8월이다. 정부가 7홈쇼핑 논의를 시작하자 홈쇼핑 5사는 일제히 공익형 T커머스를 열겠다고 정부에 개국안을 제출했다. 중기제품 판로를 확대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7홈쇼핑 등장을 사전에 막으려는 견제의 목적이 강했다.

하지만 정부가 7홈쇼핑 개국을 결국 허가하자 홈쇼핑 업계의 T커머스 사업 추진도 흐지부지됐다.



홈쇼핑 관할 부서인 미래창조과학부는 7홈쇼핑과 T커머스 사업은 별개라며 홈쇼핑 업계의 사업추진을 계속 독려했다. 개국안을 냈던 홈쇼핑 업체들, 특히 올해 홈쇼핑 재승인 심사를 받는 롯데·현대·NS홈쇼핑은 정부의 독려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재승인 탈락 가능성이 제기되는 롯데홈쇼핑이 가정 먼저 T-커머스 채널을 열며 정부의 요구에 화답했고, 올해 재승인 심사를 받는 현대홈쇼핑과 NS홈쇼핑도 각각 올해 내에 T-커머스 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GS홈쇼핑(028150)과 CJ오쇼핑(035760)은 구체적 개국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내후년에 재승인 심사를 받는다. 롯데홈쇼핑 등과 처한 상황이 다르다.

게다가 T-커머스는 당장 돈을 벌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당장 재승인 심사를 받아야하는 홈쇼핑 업체는 ‘중기제품 팔기 위해 T-커머스 시작했습니다’라며 정부에 ‘눈도장’을 찍을 수 있지만, 아직 재승인 심사가 남은 업체들은 당장 개국해 봐야 손해만 볼뿐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별로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는 미래 성장 가능성은 분명히 있지만 현재로선 시장이 완전히 성숙하지 않아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사업”이라며 “개국을 하면 당분간 적자를 볼 수밖에 없어 재승인 심사 여부에 따라 홈쇼핑 업체들별로 개국 시기가 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