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부족한 루시드, 4조원 증자 나서…주가 8.7% 뚝

by김상윤 기자
2023.06.01 10:22:03

대주주인 사우디국부펀드 등으로부터 조달
매출 늘지 않고, 순손실 규모는 계속 커져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제2 테슬라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던 루시드가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에서 30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증자에 나서기로 했다. 고금리에서 보유현금 부족 현상이 이어지자 대주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으면서 연명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유동성 우려 탓에시간외 거래에서 루시드의 주가는 7%가량 떨어졌다.

루시드 전기차 (사진=AFP)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루시드는 이날 사우디의 공공투자 펀드인 사우디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가 18억달러(약 2조4000억원)어치의 루시드 신주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26일 주식 배정이 완료되면, PIF는 루시드 보통주의 약 60.5%를 보유하게 된다. PIF는 2018년에 루시드에 처음 투자한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 2021년 대주주로 올라섰다. 루시드는 나머지 12억달러는 이날부터 시작된 공모를 통해 조달한다.

루시드는 이번에 증자 목적에 대해 회사 운영과 자본 지출 등 “일반적인 기업 목적”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루시드는 고급 세단 전기차 ‘에어’를 만들고 있지만 매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으면서 순손실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루시드는 1분기 매출이 1억4940달러로 전년(5768억달러) 대비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 2억990만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순손실은 7억7950만달러로 1년 전(8128만달러) 대비 9.6배나 확대됐다. 주당 순손실도 43센트로, 시장 예상치 41센트를 웃돌았다.

순손실이 늘면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4분기 17억4000만달러에서 1분기 9억달러로 감소했다. 시드의 셰리 하우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적어도 2024년 2분기까지 회사를 운용할 41억달러의 유동성은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돈을 벌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증자 소식이 나오자 투자자들은 투매에 나섰고,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8.76% 떨어진 7.08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