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성공학]④경영공부 3년..더치커피 추출기로 완제품 시장 도전

by채상우 기자
2016.05.03 10:20:25

강동욱 불루텍 대표 인터뷰
선배 제안에 명품 전통가구 제조 사업 벌였다가 2년만에 문닫아
이후 중소기업 CEO로 3년 동안 경영에 대한 노하우 체득
추출시간 절반으로 줄인 대용량 추출기로 완제품 시장 도전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사업파트너만 믿고 제품 제작에만 집중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남에게 의지하고 자만하는 마음이 사업 실패의 원인이었습니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기업을 경영하는 능력을 갖춰 다시 시작점에 올랐습니다.”

금형제조업체 블루텍의 강동욱(46·사진) 대표는 전형적인 엔지니어였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에만 관심을 가졌다. LG전자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강 대표는 벤처 열풍이 불던 2000년 사업에 대한 꿈을 품고 회사를 나왔다.

그는 “그때는 뭘 해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만드는 것 하나는 자신이 있었으니 무언가 제품을 만들어 보고싶은 간절함이 마음 속에 가득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문제는 뚜렷하게 뭔가를 해야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이때 전통가구를 잘 아는 선배가 전통가구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만들어 팔아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그는 선배의 말을 믿고 무작정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은 생각만큼 잘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전통가구에 흥미를 보이는 고객이 드물었다. 유행에 민감한 가구시장의 특성을 잘 몰랐던 것이다. 사업이 잘 안 되자 선배와도 갈등도 깊어져 결국 2년 만에 문을 닫았다.



사업 실패 후 강 대표는 금형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 CEO(최고경영자)로 3년 동안 재직하면서 기업 경영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다. LG전자 구매자재 이사로도 6개월 동안 일하면서 기술적인 것과 기업 운영에 대해 체득했다.

그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1억9000만원 지원을 받아 지난 2014년 금형제조업체 블루텍을 설립했다. 에어컨,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냉각기를 전문으로 제조하는 블루텍은 지난해 약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강 대표는 완제품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그는 최근 추출시간을 절반으로 줄인 더치커피 대량추출기 개발을 성공했다. 더치커피는 차가운 물을 조금씩 흘려 보내 커피를 추출해 내야 해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강 대표는 “지금은 인천공항 면세점에 더치커피를 납품하는 헤미론식품에 테스트 기기를 공급한 상태”라며 “향후에는 가정용 추출기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보다 2배 증가한 20억원의 매출액을 목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강 대표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준비가 부족한 채 자신감만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일수록 무엇이 부족한 지 주변사람들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항상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고 보완점을 찾아야 실패의 확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동욱 블루텍 대표. 사진=채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