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판] 우뚝 솟은 하얀 솟대 청색의 신비감

by오현주 기자
2011.10.20 14:30:34

김유준 `시간-기억` 전

▲ `시간-기억 1158`(사진=선화랑)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무등산과 그 안에 꽂힌 솟대, 돌, 나무, 꽃 등이 오방색을 입고 가지런히 놓였다. 원색의 강한 색조에선 밝고 역동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가장 한국적인 색감과 소재로써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간다는 상생의 주제를 전달해온 서양화가 김유준이 개인전을 열고 있다. `시간-기억` 시리즈 35점을 걸었다.

최대한 단순화시킨 산과 계곡의 풍경은 완만하지만 단단하다. 하늘에 걸린 구름과 해, 달은 원근법과 그다지 상관없어 보이는 민화풍 구도로 자리잡고 있다. 이 가운데 수직과 수평의 균형을 잡아주는 건 아크릴 안료를 덧칠해 만들어낸 색채의 대비효과다. 좌우대칭 화면의 긴장감과 밀도를 높였다.



전통적인 자연합일 사상이 자연스럽게 풍겨나온다. 작가는 자연으로 귀의하기 위한 작업이란 명제를 내걸었다. 이슈만을 던지는 자극적인 현대미술의 역풍을 막는 바람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