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이미 침체일 수도"…곳곳에서 경고음 커진다

by이정훈 기자
2022.11.21 09:38:58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 10월에 -0.8%…8개월째 하락
컨퍼런스보드 "이미 경기침체일 수도…내년 중반까지 지속"
美국채 10-2년물 금리 역전도 40년 만에 최대…침체 전조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한풀 꺾인 가운데 이제는 경기 침체(Recession)를 알리는 경고음이 강하게 울리고 있다. 이미 경기 침체에 빠졌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0월 경기선행지수(LEI)가 전년동월대비 0.8% 하락했다. 이는 앞선 9월의 0.5% 하락보다 낙폭이 커진 것으로, 0.4% 하락을 점친 월가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이었다.

특히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3월부터 8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곧 미국에 경기 침체가 닥칠 것임을 알렸다. 통상 경기선행지수는 실물경제에 3~6개월 시차를 두고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미국 경기선행지수와 실질 GDP 성장률 추이


애터먼 오질디림 컨퍼런스보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높은 물가와 높은 시장금리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 전망이 차츰 악화하고 있다”며 “올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작년보다 1.8%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진입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아니라면 올 연말 쯤 경기 침체에 들어갈 텐데, 이후 내년 중반까지 침체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경고는 미국 국채시장에서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미국의 10년만기 국채금리와 2년물 국채금리 간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마이너스(-)0.68%포인트로, 지난 1982년 이후 근 40년 만에 최대폭으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장단기 금리 차는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항목으로, 일반적으로 더 높아야 하는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진다는 것은 그 만큼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 있다는 뜻이다.

미국 10-2년물 금리 스프레드 추이


파라넬로 아메리베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에도 채권수익률 곡선의 정확한 (경기 침체 시그널의) 선행성이 입증될 것”이라며 “현재 주식시장은 이를 무시하고 상승하고 있지만, 채권시장이 울리는 경기 침체 신호를 머지 않아 따라가게 될 것”이라며 경기 침체 발 주가 하락을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베론 스트래티거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979~1980년에도 장단기 금리가 크게 역전됐었는데, 그 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두 차례나 20% 이상 상승랠리를 보였고, 1969년에도 깊은 역전폭이 나온 상황에서도 지수가 10% 이상 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당분간 시장은 연준의 정책 피봇(=기조 선회)과 장단기 금리 역전이 주는 경기 메시기 사이에서 방향성을 두고 다툼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