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서 8개월 땅굴 판 탈옥수, 33일만에 숨진 채 발견

by이재길 기자
2020.10.18 21:03:17

탈옥수 차이 창판 수배 전단지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인도네시아 교도소에서 땅굴을 파고 탈옥한 중국인 사형수가 33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18일 트리뷴뉴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전날 자카르타 외곽 보고르군의 한 숲에서 중국인 탈옥수 차이 창판(53)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차이가 지난달 14일 반튼주 땅그랑 1급 교도소에서 탈옥한 지 33일 만이다. 시신이 발견된 숲은 교도소에서 80여㎞ 떨어진 곳이었다.

경찰은 “숲에 인접한 공장 경비원으로부터 탈옥수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고 아침에 급습한 결과 시신을 발견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차이는 지난 2016년 110㎏의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인도네시아로 밀수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2017년 1월 24일 자카르타의 경찰서 유치장에서 쇠막대기를 이용해 화장실 벽을 뚫고 탈출했다가 사흘 만에 붙잡혔다. 같은 해 사형선고를 받고 2018년부터 땅그랑 1급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었다.

차이는 지난달 14일 오전 2시30분께 교도소 외곽 하수구에서 나오는 모습이 CCTV에 찍혀 탈옥 사실이 발각됐다.



그는 교도소 주방 공사장에서 스크루드라이버와 금속 막대 등을 구해 하수관까지 땅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는 8개월 동안 밤마다 침대를 밀어내고 구멍을 판 뒤 다시 침대로 가려놓는 작업을 반복한 끝에 직경 1m, 깊이 3m, 길이 30m의 땅굴을 하수관에 연결해 교도소 밖으로 나왔다.

같은 방 수감자는 “차이가 반년 넘게 감방 바닥에 구멍을 파고, 같이 탈옥하자고 권유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차이의 탈옥에 교도관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교도관 2명이 땅굴을 파는데 필요한 물펌프를 사서 전달해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과 교정 당국은 숨진 탈옥수의 정확한 도주 경로와 은신 조력자 유무, 사망 시점을 조사 중이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마약류 소지만으로도 최장 20년형에 처하며, 마약을 유통하다 적발되면 종종 사형을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