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현, 연장 끝에 KPGA 3승 달성.."아버지 대회 열어주세요"

by김인오 기자
2017.05.28 16:39:44

김우현이 28일 열린 KPGA 투어 카이도 드림투어 최종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사진=KPGA)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군 제대 후 ‘슬럼프’에 빠졌던 김우현(26)이 자신의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세 번째 우승 축포를 쏘면서 주변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김우현은 28일 전북 장수 골프장 사과·나무코스(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카이도 드림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김우현은 이태희(33)와 연장전에 들어갔고, 18번홀에서 진행된 첫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내 파에 그친 이태희를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4년 2승을 올린 김우현은 마지막 우승인 해피니스 송학건설 오픈 이후 3년 만에 통산 3승을 달성했다.

부진도 날려버린 값진 우승이다. 2014시즌을 마치고 군에 입대한 김우현은 지난해 8월 복무를 마치고 필드로 돌아왔다. 하지만 두 차례 컷 통과에 그쳤고, 올 시즌에도 이번 대회 전까지 50위 이내에 한 차례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최종라운드를 시작하면서 김우현의 우승을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다. 단독 선두 이태희에 5타 뒤지고 있어서 승부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꾸준히 타수를 줄여가면서 결국 가장 높은 자리에 우뚝 섰다.

행운도 따라줬다. 김우현은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인 18번홀(파4)에서 파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보기를 적어냈다. 선두 이태희와 2타 차로 벌어져 자력으로는 우승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태희의 결정적인 실수가 터져나왔다. 18번홀 그린에서 세 차례나 퍼트를 한 끝에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해 연장을 허용했다.

연장 첫 번째 홀 그린에서 약 7m 가량의 버디 퍼트를 남겨둔 김우현은 과감하게 홀을 공략했고, 우승을 확정하는 버디를 잡아내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김우현은 “‘날아갈 것 같다’는 얘기 외에는 달리 표현이 없다. 아버지가 남자 대회를 개최하시도록 건의하겠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우현의 아버지 김원길 씨는 ‘아들 사랑’으로 유명하다. 제화업체 바이네르를 운영하는 김 씨는 아들에게 “우승하면 대회를 열겠다”고 입버릇처럼 약속했다. 2014년 5월 아들이 첫 우승을 거두자 그해 8월 바이네르오픈을 개최한 적도 있다.

일주일 전 끝난 SK텔레콤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최진호는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 공동 3위로 무난하게 대회를 마감했다. 상금랭킹 1위를 지켜냈고, 대상 포인트 520점을 추가해 이상희를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섰다. 이상희는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