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생 결식 막는다…제로페이 10만원 '희망급식 바우처' 지원

by오희나 기자
2021.05.10 10:30:00

서울시교육청, 희망급식 바우처 지원 사업 추진
원격수업 참여 초·중·고 56만명 대상
560억원 투입…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급식 지원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원격수업이 지속되면서 학생들의 결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희망급식 바우처가 시행된다. 학교에 가지 않고 원격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가까운 편의점에서 바우처를 사용해 도시락, 김밥, 제철 과일 등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학부모들의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식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25개 자치구·한국편의점산업협회와 함께 ‘희망급식 바우처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촘촘한 급식 지원 대책의 일환인 ‘희망급식 바우처 지원’ 사업은 방역 및 수업 결손 등의 우려로 탄력적 희망급식에서 소외된 학생들을 위해 마련됐다. 등교하지 않고 원격수업에 참여하는 초·중·고 학생 약 56만명 중 희망자에게 1인당 10만원의 제로페이 모바일 포인트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초·중·고 식품관리비 평균 한끼 식비인 4000원을 기준으로 25일치 식비다. 사회적 거리두기 밀집도 3분의 1을 기준으로 평균 (원격)수업일수를 25일로 계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소요예산 560억원을 단독 부담키로 했다.

희망급식 바우처는 학부모가 지원 신청을 하면 제로페이 플랫폼을 통해 만 14세 이상 학생 또는 학부모의 핸드폰으로 지급된다. 새로운 사업 추진에 따른 학교의 업무부담을 최소화하고 지원 대상자의 편의를 위해 학교 e-알리미 또는 아이엠스쿨 앱을 통해 신청받고 그 결과를 제로페이 시스템과 연계할 계획이다. 중복 수혜를 막기 위해 초등 1·2학년, 고3, 특수학교, 소규모학교, 긴급돌봄 참여학생 등 매일 등교하는 학생과 탄력적 희망급식 신청 학생, 기존에 서울시와 함께 지원하는 아동급식카드(꿈나무카드)사업 대상인 저소득층 자녀는 제외한다.

희망급식 바우처는 GS25, CU,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이마트24 등 편의점 6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편의점은 접근성이 용이하고 학생들이 쉽게 식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사용처로 선정했다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편의점에서는 식약처, 식품안전정보원, 식품영양학과 교수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한 도시락, 제철과일, 야채 샌드위치, 김밥 등 10개 군의 식품만 구입할 수 있으며 인스턴트, 카페인 음료, 탄산음료 등은 제한된다. 희망급식 바우처는 오는 20일부터 7월 16일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기간 이후에는 자동 소멸된다. 아울러 서울시교육청과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업무협약을 체결해 희망급식 바우처 사용액의 10% 할인과 개인별 통신사 멤버십 등 중복할인 혜택도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고칼로리, 나트륨 과다 등 편의점 식품이 성장기 학생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학부모들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칼로리와 나트륨, 단백질 등을 기준으로 제시하고 이에 부합되는 제품을 판매토록 했다”면서 “일반 음식점은 모바일 바우처 사용이나 접근성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고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이어가기 위해 사용처를 편의점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업의 안정적인 진행을 위해 ‘희망급식 바우처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식약처·대학 등 전문기관과 바우처 사용패턴 및 만족도 조사연구도 병행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서울시·지자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바우처 사용처를 편의점 외에도 선한 영향력 가게, 일반 식당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은 우리 사회가 지켜줘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희망급식 바우처 지원은 기존 학교급식, 탄력적 희망급식, 꿈나무 카드 지원에서 소외된 일부 사각지대의 학생들에게 영양 높은 점심을 제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저소득층 자녀, 긴급 돌봄 참여 학생 등을 위해 학교급식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왔다. 올해는 결식 학생이 없도록 촘촘한 급식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3월부터 탄력적 희망급식을 실시해 학교 여건과 방역 상황에 따라 원격수업에 참여하는 학생 중 희망자는 학교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으며 저소득층 자녀에게는 서울시와 연계한 아동급식카드(꿈나무카드)를 통해 평일 중식을 지원하고 있다. 전체 1349개교 가운데 전체급식과 탄력급식을 운영하는 학교는 각각 225개교·478개교로 절반 가량(52%)의 학교에서 급식을 제공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