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정말 단식하기 싫어, 그러나 목숨 바칠 때가 됐다"

by박경훈 기자
2018.12.07 10:25:13

7일 '기득권 양당 야합 규탄대회' 발언
"촛불혁명 등장 민주 정권, 어떻게 한국당과 야합하냐"
"문재인 정권 지금까지 뭘 했느냐"
"물만 마시고 필요하면 소금 찍어 먹고 견디겠다"

선거제 개편 수용 없이 민주당과 한국당이 2019년 예산안을 합의한 것에 반발해 단식농성에 돌입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제 나이가 70이 넘었다. 정말 단식하기 싫다”면서도 “그러나 이제 제 목숨을 바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7일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기득권 양당 야합 규탄대회’에서 청와대와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전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양당 간 이룬 ‘선거제 개편을 배제한 예산안 합의’를 두고 “어떻게 촛불혁명으로 등장한 민주당 정권이 어떻게 촛불혁명으로 망한 한국당과 야합해 우리나라 미래를 건질 연동형 비례제를 거부한다는 말이냐”고 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어제(6일) 양당의 예산안 처리 의결은 그냥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게 아니다”면서 “이 나라 민주주의를 제대로 자리 잡고, 촛불 혁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하고 의회민주주의의 중심을 잡는 연동형 비례제를 거부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권이 지금까지 뭘 했느냐”며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대통령이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위원장이 돼서 일자리 늘었나,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름하에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고 노동시간을 단축해 소상공인·자영업자·중소기업이 살아나고 있나, 경제가 살아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손 대표는 “많은 분이 제 건강을 걱정한다. ‘별안간 단식은 위험하다, 후유증도 위험하다, 그러니 단식 예비단계를 거쳐라, 미음이라도 마셔라, 사과즙이라도 마셔라’고 이야기를 한다”며 “정말 고맙다. 그러나 제 목숨을 바치겠다고 나선 단식, 그대로 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물만 마시고 필요하면 소금 한 줌 손가락에 찍어 먹고 견디겠다”면서 “문 대통령에게 간곡히 호소한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제도의 개혁이 없었다. 제도 개혁 없는 정권교체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계속이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걷어내고 참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서 의회 권한을 주어야 한다. 연동형 비례제가 바로 그 시작이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