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지난해 中 제외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서 점유율 1위

by박순엽 기자
2023.02.14 10:00:22

中 제외 배터리 사용량 219.3GWh…전년비 45.2%↑
국내 배터리 3사 점유율 53.4% 기록하며 소폭 축소
패러시스 1794% 성장…中기업, 중국 밖에서도 성장
“중국 업체 폭발적 성장으로 韓 3사와의 경쟁 치열”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SK온 등도 점유율을 높이며 선전했지만, 중국 CATL 등 중국 업체들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세계 80개국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총 219.3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대비 45.2% 증가했다.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셈이다. 전기차엔 순수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하이브리드차(HEV)가 포함된다.

단위=기가와트시(GWh), 자료=SNE리서치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65.2GWh로 전년보다 22.9% 증가하며, 이 기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 중 사용량 1위를 수성했다. 그러나 점유율은 2021년 35.1%에서 지난해 29.7%로 소폭 감소했다.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대비 65.2% 늘어난 27.8GWh로 점유율 12.7%를 기록하며 4위에 자리했다. 삼성SDI(006400)는 배터리 사용량이 24.0GWh로 같은 기간 70.1% 늘어나면서 5위(점유율 11.0%)를 기록했다. 이들 3사의 합계 점유율은 지난해 53.4%로 2021년 55.6%에 비해 소폭 축소됐다.

국내 배터리 업체 3사 모두 지난해 배터리 사용량에서 전년 대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로 증가했는데, 이는 각 사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들의 판매 호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 3·Y를 포함해 폭스바겐 ID.3·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의 판매 호조가 뒷받침됐다. SK온은 현대 아이오닉 5·6, 기아 EV6의 인기에 따라, 삼성SDI는 BMW i4·iX, 아우디 E-트론 라인업, 피아트 500 등의 판매에 따라 성장세를 나타냈다.

(그래프=SNE리서치)
지난해엔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중국 외 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확장했다. 지난해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48.8GWh로 전년 대비 131.0% 늘었다. 점유율도 2021년 14.0%에서 지난해 22.3%로 늘면서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2위 자리를 차지했다. CATL 배터리는 테슬라 모델3(중국산 유럽·북비·아시아 수출 물량)과 푸조 e-208·2008, MG-ZS 등에 탑재됐다.

지난해 배터리 사용량 상위 10개 기업 중 가장 성장률이 높았던 기업도 중국 기업이었다. 중국 패러시스(Farasis)는 지난해 누적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대비 1794.4% 늘어난 2.1GWh로, 7위(점유율 0.9%)에 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큰 메르세데스의 유럽 EQ 시리즈 판매 호조에 힘입은 성장으로, SNE리서치는 올해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비해 3위에 오른 일본 파나소닉은 지난해 배터리 사용량 37.5GWh로 전년 대비 5.1% 증가하는 데 그치며, 점유율이 17.1%로 2021년 23.6%와 비교해 더욱 축소됐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주된 배터리 공급사 중 하나로, 지난해 북미 시장의 테슬라 차량과 토요타의 BZ4X의 판매량 증가가 파나소닉의 배터리 사용량 증가를 이끌었다.

(그래프=SNE리서치)
SNE리서치는 올해 중국을 제외한 세계 80개국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사용량을 310GWh 수준으로 전망했다.

SNE리서치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중국 외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CATL과 패러시스, 신왕다와 같은 중국 업체들의 폭발적인 성장세로 한국계 3사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