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글로벌 D램 점유율 71.3% 확보…비결은 ‘’EUV‘’ 초격차

by이다원 기자
2022.05.27 11:01:28

IC인사이츠 조사 결과 21년 D램 시장 1·2위 韓 기업
EUV 공정으로 D램 기술 선도하며 '초격차' 유지
미세공정·생산량 증대…3위 마이크론도 24년 도입
삼성·하이닉스도 대규모 투자 예고…"여러 지원 필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글로벌 D램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70%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며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극자외선(EUV) 공정을 선제 도입하며 기술을 선도하는 가운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속속 EUV 투자를 예고하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7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중 94%를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개 기업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D램 시장 규모는 961억달러(약 121조5300억원)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2021년 D램 시장 점유율. (사진=IC인사이츠)
이중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총 71.3%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419억달러(약 53조원)로 43.6%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266억달러(약 33조6500억원)로 27.7%를 차지했다.

3위인 마이크론은 219억달러(약 27조7000억원)로 22.8%를 차지하며 국내 기업 뒤를 바짝 추격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EUV 공정이 국내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EUV 기술은 극자외선 광원을 통해 웨이퍼(반도체 기판)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것으로, 기존 공정 대비 회로를 10배 이상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다. 또 생산성도 20%가량 개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세대 D램 공정에 EUV 장비를 빠르게 도입하며 기술을 선점했다. 삼성전자가 EUV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0년부터다. 지난해 10월부터는 EUV 기반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D램을 양산하고 있다. 5G·인공지능(AI) 등 고속 애플리케이션 전용 D램으로 빠른 속도와 낮은 소비전력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D램의 경우 EUV를 먼저 도입하며 기술 변곡점을 맞았다”며 “이런 시도가 우리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EUV를 통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단 자신감도 드러냈다.

SK하이닉스가 EUV를 활용해 양산하는 10나노급 4세대 D램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역시 EUV를 통해 첨단 기술을 확보하고 생산량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는 EUV 기반 D램 반도체의 본격적인 생산에 나섰다. 지난해 EUV 장비를 적용해 10㎚급 1a D램 양산을 시작했다. 8기가비트 LPDDR4 모바일 D램으로, 이를 기반삼아 업계 최고 성능의 DDR5 D램을 출시했다.

EUV 도입이 활발해지면서 D램 업계 기술 경쟁도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특히 EUV 도입 없이 4세대 D램을 양산하던 마이크론이 2024년부터 EUV 장비와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며 순위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K 역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최근 총 450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밝히며 메모리 반도체 1위를 지키기 위해 첨단 EUV 기술을 조기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팹인 이천 M16에 신규 EUV 장비를 설치하는 데 이어 점진적으로 EUV 생산 라인을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주대영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위원은 “EUV 공정을 도입하면 생산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 기술이 앞선 만큼 이를 유지하기 위한 여러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