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코리아' PD "'골든' 김지현 지원, 제작진도 깜짝 놀라" [인터뷰]

by김현식 기자
2020.07.16 18:16:43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착한 오디션’. 엠넷 박상준 PD는 최근 종영한 ‘보이스코리아 2020’(이하 보이스코리아)을 이렇게 표현했다. 박 PD의 표현대로 ‘보이스코리아’는 ‘착한 오디션’이라고 칭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뮤지션들로 구성된 코치진이 오직 목소리만 듣고 선발한 팀원들을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그리는 포맷이라는 점에서다.

15일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한 박 PD는 “음악적인 부분에 중점을 둔 순진무구한 오디션이라는 점에 끌려 ‘보이스코리아’ 연출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보이스코리아’는 네덜란드의 ‘더 보이스’ 포맷을 정식으로 구매해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시즌1과 시즌2가 진행돼 손승연과 이예준이 우승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 건 무려 7년 만이었다.

“타 오디션과는 다르게 목소리로만 승부를 보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보이스 코리아에는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보컬리스트들이 많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제작진 입장에서는 기회였어요. 뛰어난 역량을 갖춘 참가자들의 지원이 이어졌으니까요.”

지원 열기가 뜨거웠던 가운데 제작진은 총 65팀을 추려 무대에 올렸다. 65팀 중에선 이미 가수로 데뷔한 이들도 꽤 많았는데 특히 골든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김지현의 출연이 이슈가 됐다.

김지현은 활동명을 바꾸기 전이자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던 지소울 시절 이미 뛰어난 가창력을 인정받으며 입지를 다진 바 있어 ‘체급이 다른 참가자’라는 반응도 나왔다.

“처음엔 제작진들도 깜짝 놀랐어요. 보아 코치가 지소울이라는 이름을 듣고 ‘너무 유명한 분이잖아요’라고 말할 정도로 잘 알려진 가수였으니까요.”



박 PD는 코로나19 여파로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사라진 상황이 김지현과 같은 기성 가수들을 ‘보이스코리아’로 이끈 것으로 봤다.

“버스킹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고, 공연하던 재즈바가 문을 닫고. 올해는 여러모로 특수한 해였잖아요. 참가자가 데뷔를 했었는지 하지 않았었는지 여부를 떠나 그런 상황에 놓인 분들에게 ‘보이스코리아’가 무대 기회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에요.”

이번 시즌의 또 다른 특징은 참가자들의 보컬 스타일이 이전 시즌들에 비해 한결 다채로워졌다는 점이다. 박 PD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해준다는 점에서 존재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색깔을 지난 참가자들을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기뻤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파이널 무대에 올라간 4인의 스타일이 각각 달랐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전철민 씨의 경우 정통파 보컬이었고, 김민경 씨는 헤이즈나 자이언티와 같은 트렌디한 음악을 하는 보컬이었죠. 박다은 씨는 무게감 있으면서도 소울에 가까운 보컬이었고, 김지현 씨는 그보다 훨씬 알앤비에 가까운 보컬이었고요. ‘지금의 대중 분들이 이런 목소리들을 좋아하는구나’를 느낄 수 있게 해준 부분이지 않나 싶어요.”

시청률 측면에선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보이스코리아’ 참가자들의 무대 영상은 유튜브, SNS 채널 등에서 꽤나 화제를 뿌렸다. 그룹 디아크 출신으로 주목받은 정유진의 ‘열애중’(323만뷰), 개성 강한 보컬 김예지의 ‘골목길’(419만뷰), 끝내 우승까지 거머쥔 김지현의 ‘제발’(291만뷰) 등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은 마무리되었지만 참가자들에게는 갈길이 많이 남아있잖아요. ‘보이스코리아’를 통해 얼굴과 목소리를 알린 참가자들이 앞으로 더 훌륭한 가수로 성장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게 ‘보이스코리아’에도 힘이 되지 않을까 싶고요.”

박 PD는 그간 ‘엠카운트다운’, ‘소년소녀 가요백서’, ‘와이드 연예뉴스’, ‘퍼펙트 싱어 VS’ 등을 연출했고 ‘너의 목소리가 보여’ 중국판과 ‘MGMA’ 시상식 제작에 관여했다. ‘보이스코리아’와 인연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인터뷰 말미 박 PD는 “‘보이스코리아’라는 무대가 필요한 분들이 여전히 많다고 생각한다”며 “여건이 잘 만들어져서 새로운 시즌으로 시청자 분들과 만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