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분쟁 폭증하는데 분쟁조정위 정원 셋 중 한 명 빈자리

by이성기 기자
2022.10.03 20:36:38

부동산원·LH 임대차분쟁조정위 정원 66명 중 21명 결원
분쟁사건 접수는 폭증, 처리 기간은 증가
김정재 “처우 개선·기관 조정 등 내실 있는 서비스 제공해야”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전·월세 등 임대차 분쟁을 조정하는 정부 기구의 정원 3분의 1이 빈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부동산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원 66명 중 31.8%인 21명이 결원이다. 한국부동산원은 33명 중 13명, LH는 33명 중 8명이 공석이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정재 의원실)


지난 2020년 7월 한국부동산원과 LH는 분쟁조정위 6개 지사를 각각 설치했다. 기존 법률구조공단 6개 지사에 12개가 추가 설치된 것이다. 그런데 채용난에 시달리면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2년 간 정상 가동되지 않았다.

부동산원의 경우 춘천지사는 3명 중 2명, 전주지사는 4명 중 3명이 결원이다. 특히 두 지사는 사무국장도 결원이라 다른 지역 사무국장이 겸임하고 있다. LH는 전주지사 4명 중 3명, 부산·울산지사 5명 중 2명이 결원이다.



부동산원 춘천지사 조사관은 “혼자 일하게 된 지 4~5개월 됐다”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장 가고 사무실 전화도 응대한다. 나눠서 할 일을 혼자 부담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분쟁 사건이 폭증하고 있어 업무 가중으로 인한 지연이 우려된다. 주택 관련 사건은 2021년 352건이었는데 올해 7월까지 392건으로 전년 대비 111%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처리 일수는 증가세다. 주택 사건 처리일은 지난해 30.2일에서 올해 32.5일로 늘었다.

하루빨리 결원을 해소해 신속하고 내실 있는 분쟁 조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부동산원과 LH는 변호사 출신인 사무국장·심사관에게 기본 연봉을 각각 7100만원·5,000만원 지급한다. 이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의 각 8118만원·5126만원에 비해 적다. 실제로 법률구조공단은 42명 중 2명만 결원이다.

또 LH의 분쟁조정위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 이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앞서 LH 혁신 방안으로 지사 6곳 중 4곳을 부동산원으로 이관키로 했다. 이를 HUG로 옮겨 `전세 피해 지원 센터` 업무와 연계하면 전세 피해 악화 사태 방지 등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정재 의원은 “임대차 분쟁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분쟁조정위의 결원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처우 개선 및 담당 기관 조정으로 결원된 인원을 신속히 채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