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지혜 기자
2020.08.25 09:38:0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일하는 한 간호사는 담배를 요구하는 등 이른바 ‘진상 환자’에게 “가족처럼 생각해주시고 존중하고 배려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익명의 간호사는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해당 간호사는 “저희 병원이 중환자보다는 경증 환자가 주로 입원해서 물론 좋은 분들도 계신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분들 때문에 간호사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음압병동인데 왜 다인실이냐, 1인실을 달라, 왜 나를 가두느냐 옥상 어디냐 창문 어디냐 나 뛰어내릴 수 있다. 여기 감옥이냐, 입원에 동의를 하지 않고 들어온 사람들도 많아서 입원한 다음 간호사들한테 내가 왜 입원을 해야 되느냐며 불평하는 분들도 있다”며 “(일부 환자는) 코로나 입원비가 공짜라고 생각해서 모든 물품을 다 제공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파스를 달라는 분도 있고 영양제를 달라는 분들도 있고 밥이 너무 맛이 없다고 반찬 바꿔달라고 투정하는 분들고 있고 커피나 담배, 과일, 삼계탕 등 요구하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이어 “(환자들이) 보통 열흘은 입원해 있으니까 그 부분(흡연)을 되게 힘들어한다. 담배를 갖고 오는 분들은 못 피우게 하는데 숨겨서 온 분들도 계시더라. 화장실에서 담배 냄새가 나서 확인했는데 찾아내진 못했었다”고 덧붙였다.
간호사는 “택배에 각티슈가 왔는데 이상하게 생겨서 저희가 뜯어봤더니 그 안에 담배가 들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환자가 병원에) 들어올 때 입원이 확정돼서 오는 게 아니다 보니까 물품을 못 갖고 온다. 그러다 보니까 택배 반입을 해 드린다. 그 안에 (담배를) 숨겨서 갖고 왔는데, 아무래도 (입원실) 문을 잠가놓고 (환자를) 못 나오게 하다 보니까 안에서 무슨 사고가 일어날 지 몰라서 택배물품은 확인한다. 병원 안이다 보니까 날카로운 물건 반입이 안 되는데, 식사가 맛 없다고 얘기하면서 참치캔이나 면도하고 싶다고 면도칼을 반입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원하다 보면 바깥에서 생활하는 모든 것을 만족시켜드릴 수 없지 않나”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설명하면 소리 지르는 분도 있고 문을 발로 차는 분도 있고 코 푼 휴지를 바닥에 뿌려놓는다거나 수건을 바닥에 던지는 분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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