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선권 "다 좋게 됐는데 마무리 개운치않아"...천안함 '버럭' 여전

by박지혜 기자
2018.01.10 09:47:57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북측 대표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 막판에 “다 좋게 했는데, 마무리가 개운치 않게 됐다”고 말했다.

리선권 위원장은 지난 2011년 2월 천안함 폭침 관련 군사실무 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장으로 나와, 회담 둘째 날 시작 10분 만에 갑자기 “천안함 사건은 철저히 우리와 무관하다”고 언성을 높인 뒤 회담장을 나가버린 일화가 있다. 이로 인해 다혈질에 호전적인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리 위원장은 과거 회담에서 군복을 입고 굳은 표정으로 악수했던 것과 달리 이번 회담에선 말쑥한 정장 차림에 미소를 지으며 등장했다.

회담 초반 온화한 태도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심지어 “회담 전체를 공개하자”는 파격제안까지 한 그는 군 통신선 개통 문제와 비핵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우리 측 발언에 역정을 내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왼쪽)이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종료회의에서 군 통신선 보도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리 위원장은 “지난 3일 우리 최고 수뇌부의 결심에 따라서 15시, 오후 3시부터 군통신선 재가동에 들어갔다. 그것을 남측에서 알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비로소 알고 통화가 성사됐다. 그런데 마치 우리가 3일 판문점 연락 전화와 군통신 재개를 하지 않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비로소 한 것처럼 여론을 펴고 있는데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어 “상호 존중이 뭔가? 북남 관계는 자기 체제의 우위에 놓여 있다. 북과 남이 각기 자기 기구나 체제 운운하면서 상호 존중을 거론한다면 잘못된 것이다. 그것은 상호 존중에 배치되는 것이다. 신호가 안된다면 자기 측 통로를 봐야 한다. 우리는 진심으로 북남 관계 문제를 진정으로 대하고 있다”면서 “지금 논쟁을 하자는 게 아니다. 유감을 표시하는 것이다. 핵 문제, 비핵화 문제도 그렇고 나타난 현상이다”고 강조했다.

리 위원장은 그러면서 “오늘 회담 그만하자. 다 좋게 했는데 마무리가 개운치 않게 됐다”고 표현했다.

이번 회담은 전반적으로 큰 무리없이 끝났지만 리 위원장의 발언 등으로 봤을 때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선 여전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는 평가다.

리 위원장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2015년 목함지뢰 도발의 배후로 알려진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의 ‘오른팔’로 알려졌다. 지난 2004년부터 남북 장성급 회담과 군사 실무급 회담에 총 27번 참석했으며, 2010년 이후 남북 간 개성공단 통행, 통신, 통관 문제 회담에서 북한 단장을 맡았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하면서 당시 최고 권력기구였던 국방위원회 정책국 부국장을 지냈으며 2014년 10월 국방위 정책국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