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논란·고객에 욕설까지?…쿠팡친구 '구설수'

by함지현 기자
2020.08.09 15:22:38

상품 잘못 회수해놓고 발뺌…경찰 절도사건 접수하자 시인
당사자 "사과보다 상품 분실에 따른 보상만 운운" 비판
"엘베 없는 빌라꼭대기 사는 X" 게시글 논란에 쿠친 의심

(사진=쿠팡)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쿠팡맨의 새로운 이름인 ‘쿠팡친구’(쿠친)가 구설에 오르고 있다. 고객에게 욕설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부터 고객 상품 도난을 유발했다는 논란까지 제기됐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에 사는 한 직장인은 온라인에 최근 쿠친으로부터 도난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타 운송업체에 택배 회수를 요청하고 반품할 상품을 집 앞에 뒀는데 쿠친이 배송을 한 사이 해당 상품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쿠팡 고객센터에 문의했다. 하지만 고객센터로부터 “쿠친은 반송장이 없는 회수 상품은 회수를 하지 않는다”며 “(고객이 직접) CCTV로 회수 장면이 확인된다면 다시 문의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CCTV로 쿠친이 집 앞 물건을 가져간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이후 수차례 쿠팡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수일이 지나도록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해당 쿠친도 자신이 상품을 가져가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는 경찰 수사를 요청했고 절도사건으로 판단돼 진술서 작성까지 진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후에야 쿠팡 CS팀에서 연락이 와서 “쿠친이 담당자와 직접 CCTV를 본 뒤 잘못을 시인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물건은 잃어버려 가져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작성자는 “쿠친이 직접 사과하는 게 먼저 아니냐고 했지만 계속 보상을 논하면서 상품 구매 영수증까지 찾더라”며 “일개 고객 클레임이라고 생각하고 얼렁뚱땅 보상해주고 넘어가려는 태도에 치가 떨린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논란도 있다. 쿠친으로 의심되는 한 작성자가 고객에 욕설을 하는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된 것이다.

그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쿠팡에서만 판매하는 자체 브랜드(PB) 생수인 ‘탐사수’를 비롯, 여러 상품이 문 앞에 배송된 사진과 함께 “X발 엘베(엘리베이터)도 없는 빌라꼭대기에 사는 X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내용으로는 “한번에 주문을 이따구로 해”라며 “공현 기억해뒀다 X발”이라고 협박성 글을 썼다.

물론 작성자가 쿠친이라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 다만 배달된 물건이 쿠팡 상품이고, 일반인들보다 배송 업무를 하는 근무자가 주로 사용하는 공현(공동현관 비밀번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미뤄봤을 때 쿠친이라고 볼 의심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쿠팡맨에서 쿠팡친구로 이름을 바꾸면서 친근함을 각인시키려는 시기에 이 같은 논란 제기는 쿠팡 측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쿠친은 쿠팡 배송의 최전선에서 고객과 만나는, 쿠팡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쿠팡 측은 “상품 오회수 건은 해당 내용을 확인했고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욕설 내용에 대해서는 쿠친의 행위라는 것이 명백하지 않은 만큼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