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왕자와 이혼·혼혈 美여배우 '동화같은' 결혼식

by방성훈 기자
2018.05.20 16:04:27

英해리왕자-마클, 현대판 '로열 웨딩'…"전통 깨고 파격"
찰스 왕세자가 親父대신 신부 손잡고 입장 '이례적'
사상 처음으로 흑인 신부가 설교 맡아 '파격'

메건 마클(왼쪽)과 해리 왕자가 19일(현지시간) 영국 윈저성 세인트 조지 교회에서 올린 결혼식에서 반지를 교환하고 있다.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 해리(33) 왕자와 혼혈 헐리우드 여배우 메건 마클(36)이 2년여 간의 교제 끝에 19일(현지시간) 런던 인근 윈저성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은 왕실 전용 예배당인 세인트 조지 교회에서 전세계 수백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약 2시간 동안 치러졌다.

해리 왕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손자이자 찰스 왕세자의 차남으로 영국 왕위 계승 서열 6위다. 신부인 마클은 미국 법정 드라마인 ‘슈츠’에 출연하면서 스타덤에 오른 헐리우드 여배우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7월 지인의 주선으로 처음 만났으며, 이듬해인 2017년 11월 약혼식을 올렸다. 마클은 약혼 이후 배우 생활을 그만뒀다.

두 사람의 동화같은 현대판 로열웨딩은 “전통을 깨뜨렸다”, “참신하면서도 파격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워싱턴포스트는 “16세기에 지어진 고딕 예배당에서 15세기 음악이 흘렀다는 점에서 전통을 찾을 수 있었지만 많은 부분에서 (전통을 깬) 새로움이 묻어났다”고 전했다.



우선 신부인 마클이 이혼 경력이 있는 미국인 여배우 출신인데다,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를 둔 혼혈이라는 점에서부터 영국 왕실의 전통에서 멀리 벗어나 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결혼식 전부터 파격적인 만남이라는 평과 함께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신부의 손을 친아버지가 아닌 시아버지 찰스 왕세자 잡았던 것도 이례적이었다. 친아버지인 토머스 마클은 파파라치 사진 판매 논란 등으로 결혼식에 불참했다. 또 주례는 영국 성공회 수장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맡았지만, 설교는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성공회 주교에 오른 마이클 커리 신부가 하는 등 결혼식 내내 파격이 이어졌다.

한편 이날 결혼식엔 600여명이 하객으로 공식 초청됐다. 여기엔 세계적인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부부,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부부,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 등 유명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성 구내에선 약 1000명의 일반인이 초청돼 신랑 신부의 식장 도착 및 마차 행렬 장면을 지켜봤으며, 성 주변으로도 10만여명이 인파가 모여 결혼식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