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건설시장 큰 장 선다는데…경쟁력 저하 K건설 발만 동동

by신수정 기자
2022.08.15 19:05:47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
⑤국가별 매출액 韓 5위…中 5분의 1 수준 그쳐
중동 매출비중도 확대하고 있어 경쟁 치열 전망
"정부, 금융지원정책 강화·인력 양성 확대해야"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해외 건설 시장이 코로나19를 넘어 커지고 있지만 국내 건설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쟁국인 중국이 막강한 자금력과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수주활동을 펼치는데다 기술력에서도 일본과 유럽 등 선진기업들에 밀리면서다. 전문가들은 지역에 맞는 상품별 수주전략을 세우고 투자개발형 사업 수주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5일 글로벌 건설매체인 ENR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톱 250 기업 중 국가별 매출액을 보면 중국기업 매출액은 1075억달러로 1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스페인 626억달러, 프랑스 456억달러, 독일 333억달러 순이다. 우리나라는 214억달러로 전체 점유율 5위(5.1%)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수주감소 원인은 국내 건설기업이 중동 시장과 플랜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동 시장과 플랜트 부문에서 대형 수주가 이어지지 않았다면 누적 수주 8500억달러 달성은 불가능한 성과였지만 국제유가 하락 시 주력시장과 상품을 동시에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수주 텃밭이라 불리던 중동에서 매출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중동 매출액은 2016년 134억달러에서 2019년 176억달러 2020년 189억달러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과거 가성비를 바탕으로 중동지역 플랜트 시장에 진출했으나 실적이 쌓이면서 중동지역 수주가 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중동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연기 또는 취소됐던 사업의 재개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서 중국에 먹거리를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전문가와 시장에서는 중국의 돌진을 막기 위해 하락추세인 시공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국가별 건설기업 역량평가 결과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건설기업의 시공경쟁력은 전년보다 3계단 하락한 10위, 설계 경쟁력(13위)과 가격 경쟁력(7위)은 현상 유지해 종합평가에서 전년보다 2계단 하락한 9위를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도급사업 수주 중심의 사업 구조는 지속가능성이 작아서 건설기업의 기획과 금융 조달 역량을 요구하는 투자개발형 사업 수주 비중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의 금융정책지원이 필요하다”며 “또 수주매출 하락과 동반돼 전문인력 양성이 이어지지 않고 있어 앞으로 해외건설 역량을 위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