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에 발목잡힌 마곡지구..내년 분양물량 확 준다

by정수영 기자
2014.12.25 15:07:51

국방부와 부지 합의 난항..2개 단지는 2018년 이후 공급
마곡2차 내년 공급물량 ‘5285→2985가구’로 축소
분양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청약 경쟁 치열할 듯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서울의 마지막 택지지구인 강서구 마곡지구에 2차 아파트 공급 물량이 나온다. 분양 시기는 내년 8월이다. 청약제도 완화와 위례신도시 공급 물량 감소로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이 벌써부터 마곡지구 신규 분양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내년 2차 분양 물량은 큰 폭으로 줄어들 예정이어서 청약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군부대 이전 지연 및 용지 매각 계획 취소 등으로 일부 물량의 공급 시기가 2018년 이후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내년 8월 서울 마곡지구에서 2차 아파트 공급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이미 입주한 1차 공급 아파트에는 웃돈이 1억원 넘게 붙은 상태다. 마곡지구에 들어선 6단지와 7단지 아파트 사잇길 모습.
서울시 산하 SH공사에 따르면 강서구 마곡·가양동 일대에 조성 중인 마곡지구에는 총 1만2000여가구가 들어서는데, 지난해 9월 1차 공급(6790가구)에 이어 2차 공급(총 5285가구)이 예정돼 있다. 이 가운데 SH가 직접 공급하는 공공주택(임대+분양) 1791가구와 민간이 분양하는 민영아파트(13단지) 1194가구 등 2985가구가 내년에 공급된다.

당초 2차 공급에서는 9단지(1547가구)와 10-2단지(577가구)까지 포함해 SH 공급 물량만 4000가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두 단지는 2018년 이후에나 분양이 가능한 상황이다.

9단지의 경우 민간에 분양용지를 매각할 예정이었지만, 강서구의 반대로 SH공사가 직접 분양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따라서 2016년께 착공해 2018년 후분양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1500가구가 넘는 9단지를 민간에 분양용지로 매각하면 나머지 단지는 모두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이 경우 특정 단지들에 임대 쏠림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게 강서구의 논리였다.



10-2단지 부지에는 아직까지 군부대가 남아 있다. 따라서 부대 이전이 마무리되는 2018년 이후에나 토지조성사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방화대로 미개통 구간과 마곡지구에 걸쳐 자리잡고 있는 군부대(101연대)를 서둘러 이전시킨다는 계획이지만, 국방부가 군부대의 남은 부지에 대한 종상향(자연녹지지구→3종일반주거지역)을 요구하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위례신도시에 이어 마곡지구까지 군부대 이전 작업 지연으로 주택 공급이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군부대가 서둘러 이전할 수 있도록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종상향을 재신청한 상태”라며 “늦어도 2018년 안에는 이전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내년에 공급될 물량은 남아 있는 총 5285가구에서 2985가구로 줄어든다. 우선 공공주택은 SH가 직접 공급하는 8단지와 10-1단지, 11단지, 12단지 등 총 4개 단지 총 1791가구다. 주택형은 전용면적 59㎡와 84㎡로 이뤄졌다. 이 중에서도 1271가구는 임대아파트여서 분양 물량은 520가구가 전부다. SH공사는 공정률이 60%에 이르는 내년 8월에 후분양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분양 물량은 59㎡형이 180가구, 84㎡형이 340가구다. 임대주택은 모두 59㎡형으로 구성됐다.

앞서 13단지는 내년 1월 분양한다. SH공사로부터 분양용지를 산 현대엔지니어링이 ‘힐스테이트 마스터’란 이름으로 1194가구를 내놓는다. 전용 59㎡ 393가구, 84㎡ 801가구로 이뤄졌다. 분양가는 3.3㎡당 1500만원대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마곡지구 2차 물량의 청약경쟁률은 3대 1을 기록한 지난해 1차 때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H가 직접 분양하는 물량은 분양가가 1차 때와 비슷한 3.3㎡당 1200만~1300만원대로 점쳐지지만, 당시 공급된 아파트에는 입주 후 1억원 이상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상태다. 마곡지구 14단지 전용면적 84㎡형은 현재 매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6억원 선으로 분양가(4억원대 중반)보다 1억5000만원 정도 올랐다. 분양가가 5억원대였던 5단지 전용 114㎡형도 호가가 7억원을 넘어섰다. 마곡동 H공인 관계자는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시세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아파트 매매보다 신규 분양 쪽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곽창석 ER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마곡 입주 아파트의 경우 산업단지와 보타닉공원 조성에 따른 기대감이 이미 집값에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라며 “반면 신규 분양 물량은 그만큼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청약 쪽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