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손만 잡았는데 아버지 사망..."제발 가까이 접촉말라"
by박한나 기자
2020.06.29 09:27:00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전염된 지 모르고 접촉한 아버지가 끝내 숨지는 일이 중동에서 발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는 5명 이상 가족 모임을 금지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아 소규모 집단 감염이 끊이지 않는다면서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보건부는 다른 도시에서 돌아온 아들을 환대하기 위해 마련된 한 가족 모임에서 부모를 포함해 가족 16명이 한꺼번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역학 조사 결과, 특히 가족 중 나이가 많았던 아버지는 감염된 아들과 악수만 했을 뿐인데 감염돼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건부는 설명했다.
더불어 또 다른 가족 모임에서 확진자 1명이 21명을 전염시킨 사례가 있다면서 거리 두기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타우피크 알라비아 보건부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자녀가 부모를 방문할 때도 포옹하거나 입맞춤하지 말고 거리를 둔 채 마스크를 써야 한다. 제발 너무 가까이 접근하지 말아 달라”라며 당부했다.
사우디 정부는 21일 통행금지, 영업·종교행사 제한 등 봉쇄 정책을 대부분 완화하면서 마스크 착용과 모임 금지와 같은 개인위생 수칙을 의무화했다.
27일 기준 사우디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만8504명, 사망자는 1511명이다. 지난 2주간 일일 신규 확진자는 3000∼4000명대로 중동에서 가장 많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29일 발표한 ‘과학 브리핑’에 따르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가까운 거리에서 침방울이 닿았을 때뿐 아니라 악수 등 접촉, 감염자가 사용했던 온도계 등 침방울에 오염된 주변 물체와 접촉해도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각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주변 사람들과 악수, 포옹 등 밀접접촉을 피하고 자주 손을 씻으며 개인위생수칙을 지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