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러 국경 1곳 남기고 모두 폐쇄…'난민 갈등' 고조

by김겨레 기자
2023.11.23 09:46:58

중동·아프리카 등 난민 이달에만 600명 도착
핀란드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난민 보내"
올 4월 나토 가입 이후 양국관계 경색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핀란드가 러시아 국경 검문소 1곳을 남기고 러시아와 맞닿은 모든 국경을 폐쇄했다. 지난 4월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한 이후 경색된 양국 관계가 난민 문제를 두고 더 악화하는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간) 핀란드 국경 수비대가 북부 국경을 통해 도착한 이주민들의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AFP)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이날 핀란드 최북단 러시아 국경 검문소를 제외한 모든 러시아 국경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340㎞의 국경을 접하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길다. 두 나라를 오가는 검문소는 총 8곳이지만, 핀란드는 지난주 4곳 운영을 중단했다. 운영 중인 나머지 검문소 4곳 중 3곳은 24일부터 폐쇄한다.



핀란드 이민 당국은 이달 초부터 러시아를 거쳐 핀란드에 도착한 불법 이민자들은 6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망명 신청자들은 예멘, 아프가니스탄, 케냐, 모로코, 파키스탄, 소말리아, 시리아 등 국가 출신이다. 당국에 따르면 이전에는 러시아인이나 우크라이나인이 주로 넘어왔지만 지난 8월부터는 중동과 아프리카 국적자들이 몰려오고 있다.

핀란드는 러시아 당국이 난민들을 의도적으로 핀란드에 유입시켰다는 입장이다. 핀란드는 이주민들이 국경을 넘을 때 자동차에 탑승해야 한다고 러시아와 합의했지만 러시아가 최근 난민들이 도보로 국경을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르포 총리는 “러시아가 핀란드 및 유럽연합(EU)의 내부 상황과 국경 보안에 영향을 미치고자 난민을 도구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핀란드는 나토 가입에 불만은 품은 러시아가 보복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는 이러한 핀란드의 주장을 부인하면서 “핀란드는 배타적이며 러시아 혐오주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핀란드는 국경경비대 및 군 병력을 동원해 폐쇄된 주요 국경검문소 일대에 철조망을 얹은 콘크리트 장애물 설치를 시작했다. 핀란드 정부는 지난해 국경수비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러시아와의 국경을 따라 200㎞ 길이의 장벽을 건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