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사망소식에 커지는 백신 부작용 불안…각종 괴담도

by방성훈 기자
2021.01.17 14:49:41

노르웨이서 화이자 백신 접종후 29명 숨져
미국·이스라엘·포르투갈서도 화이자 백신 사망자
SNS선 백신 관련 허위정보 급속도로 확산
커지는 불신…“지켜보고 맞겠다”는 사람 늘어
中 “우리 백신이 더 안전”…저소득·개도국 공략

중국 제약업체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 세계적으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을 키우는 허위정보가 무차별적으로 확산하며 접종률을 떨어뜨리는 등 ‘가짜뉴스’마저 기승을 부려 방역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사망한 이가 29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발표된 23명에서 6명이 늘어난 것이다. 백신 부작용의 영향을 받는 나이도 첫 발표 때는 80세였으나 75세로 낮춰졌다. 노르웨이가 현재 접종하는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가 유일하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노르웨이 의약청은 요양원 거주자 13명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결과, 백신의 일반적인 부작용이 사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 의약청은 “모든 사망은 이 백신(화이자 백신)과 관련돼 있다”며 “대부분의 사망자는 메스꺼움, 구토, 열, 접종 부위 통증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으며, 기저질환이 더 악화했다”고 전했다.

미국, 이스라엘, 포르투갈 등에서도 화이자 백신 접종자 중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노르웨이와 달리 상대적으로 젊은 계층에서도 목숨을 잃은 사람이 나와 불안을 키우고 있다. 미국에서는 50대 의사가 백신 접종 후 사망했고, 이스라엘에서는 70대와 80대 노인 2명이, 포르투갈에서는 40대 간호사 1명이 각각 숨졌다.



잇따른 사망 소식에 따른 불신은 ‘좀 더 지켜본 뒤 백신을 맞겠다’는 기류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 프랑스에서는 첫 일주일여동안 접종자가 약 500명에 그쳤다. “백신을 맞고 사망했다”거나 “안면마비가 왔다”, “기절했다” 등과 같은 허위 정보가 영상과 함께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기 때문이다.

비단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같은 가짜뉴스가 각국 언어로 번역돼 무차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선 빌 게이츠가 백신으로 떼돈을 벌기 위해 바이러스를 일부러 퍼뜨렸고, 백신으로 전세계 사람들에게 칩을 이식해 통제할 것이라는 괴담까지 떠돌고 있다. 이같은 인포데믹(잘못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급속히 퍼져 혼란을 초래하는 현상)은 백신을 무력화시킬 수 있어 팬데믹보다 더 무섭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구 국가들에서 개발한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은 자국 백신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보건 전문가들은 화이자 등이 개발한 백신은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신기술이라 검증되지 않았다며 사용 중단을 촉구했다. 일부는 “중국 불활성화 백신이 훨씬 성숙한 기술”이라며 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중국산 백신을 접종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동남아, 중남미 저소득·저개발 국가들을 중심으로 중국 시노백과 시노팜이 개발한 2가지 백신이 3억개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운송이 쉽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중국 백신 가격은 13.6달러로 모더나(25달러)와 화이자(18.34달러)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또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초저온에서 운송·보관해야 하는데, 가난한 국가들은 이를 위한 설비조차 갖추기 힘든 실정이다.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을 구매할 돈이 있더라도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이 이들 회사의 백신을 싹슬이해 물량이 부족하다. 당장 급한 불을 끄려면 ‘울며 겨자먹기’로 중국산 백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중국 제약업체 시노백 백신 임상시험에서 브라질 참가자가 접종받는 모습(사진=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