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남 '10억 시프트' 없앤다…市 “소득비례 보증금제 도입”

by강신우 기자
2021.10.11 16:53:56

市, 시프트 高보증금 논란에 제도개선
소득비례·분납제 등 내년도 적용 목표
“RIR 최대 35%…보증금 낮출案 고안”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오세훈표 장기전세주택제도인 ‘시프트’가 확 바뀐다.

서울 강남지역의 일부 주택의 전세보증금이 10억 원을 넘으면서 ‘고가’ 논란과 함께 소득기준 허들이 있어 현금부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비판이 일자 시가 입주자의 소득에 비례하는 보증금제를 도입하는 등 개선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방인권 기자)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시프트제도 개선과 관련해 △소득비례 보증금 △보증금 분할 상환 등에 대해 내년도 적용을 목표로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시 주택정책실 관계자는 “(중산층)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율(RIR)을 최대 35%로 잡고 있다. 35%가 넘지 않게끔 (시프트) 입주자들의 소득을 고려해 소득이 높은 사람은 임대료를 많이 내고 적으면 적게 내는 방향으로 개선하면 좋겠다고 오세훈 시장에 보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시세연동형이지만 소득까지도 같이 고려해 보증금을 정할 것”이라며 “내년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테면 이번 제40차 시프트 입주 주택 중 가장 비싼 집은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전용면적 84㎡) 아파트로 전셋값만 10억100만원 수준이다. 현재 같은 단지 전세 시세의 68% 수준이지만 공공임대라는 점에서 비싸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를 월세로 환산하면 월임대료는 218만9688원이다. 현재 시프트 소득기준은 도시근로자 가구원수별 월평균소득의 120%이기 때문에 2인가구 기준 593만1296원이다. RIR은 36.7% 수준이다. 시는 제도 개선을 통해 RIR을 최대 35%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남집값이 오르니까 시프트도 전세보증금이 10억원이나 하는 주택이 나왔는데 ‘과연 서민 주택이냐’는 비판이 있었다”며 “지금까지는 면적이나 시세와 연동해 전세 보증금을 설정했는데 향후 입주자의 소득 수준을 감안하는 등 지나치게 높은 보증금 줄일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또 높은 보증금의 일시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보증금이 10억원이라면 5억원은 먼저 내고 나머지 5억원은 최대 20년까지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다.

시 관계자는 “시프트는 시세보다 낮은 수준에 임대료를 책정하고 있지만 시세와 연동하기 때문에 보증금이 너무 높으면 서민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시는 이를 감안해 5~20년간 분납하는 안 등 보증금을 낮추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40차 장기전세주택 입주자모집공고에서 가장 비싼 집은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전용면적 84㎡) 아파트로 시프트 보증금만 10억100만원 수준이다. 이밖에도 아크로리버파크반포(전용 59㎡)는 8억3785만원, 강남구에서 가장 비싼 개나리에스케이뷰(전용 84㎡)는 8억6125만원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장기전세주택 임대료는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6억2440만원)을 훌쩍 넘겼다.

시프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007년 도입한 공공임대주택이다. 무주택 중산층·서민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시세 80% 이하로 최장 20년을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시는 시프트를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총 7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