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막특공대의 酒첩]③부드러운 목넘김 '지평막걸리'

by김태현 기자
2017.07.30 12:12:42

지평막걸리, 기존 막걸리보다 부드러운 목넘김
주조장인들의 섬세한 손길로 만드는 지평막걸리
지평주조, 내년 출시 목표로 지평약주 부활 꿈꿔

“인생은 짧고 마셔봐야 할 우리술은 많다”

‘우리술 전문가’ 이수진 술펀 대표와 프리랜서 김도연 PD와 의기투합했다. 이른바 ‘주막특공대’. ‘취함을 존중한다’(취존)는 누구네 얘기처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취존 우리술을 찾아 떠난다. 증류식 소주부터 막걸리까지 맛있는 우리술이 있다면 전국 각지 어디든지 떠난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막걸리하면 뭐가 떠오를까. 달콤시큼한 향기와 맛, 우유 같은 뽀얀 빛깔. 이것말고도 막걸리 하면 생각나는 특징은 톡톡 쏘는 탄산이다.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탄산은 자칫 텁텁할 수 있는 막걸리 끝맛을 깔끔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막걸리를 마셔본 사람은 안다. 탄산 때문에 올라오는 트림이 얼마나 괴로운지 안다. 2010년대 막걸리 열풍을 이끌었던 여성 소비자가 막걸리를 외면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지평주조는 이런 막걸리의 단점을 잡았다. 지평막걸리를 마셔보면 평소 자주 마시던 막걸리와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보통 막걸리에서 느껴지는 탄산이 거의 없어 부드럽다. 탄산은 없지만, 색감과 맛을 위해 여타 착향료를 첨가하지 않고 쌀로만 빚어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다.



지평막걸리가 다른 막걸리와 차별화할 수 있었던 건 직접 주조장인들의 손을 거치는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설비는 어느 곳보다 현대화됐지만, 고두밥을 만들고 고두밥에 누룩과 효모를 섞어 발효시키는 과정은 모두 주조장인들의 섬세한 작업을 거쳐 탄생한다.

지평막걸리는 쌀막걸리와 밀막걸리를 제조하고 있다. 밀막걸리는 막걸리의 원료로 쌀을 사용하지 못하게 규제했던 1965년부터 25년 간 서민의 술로 자리잡은 막걸리다. 쌀 규제가 풀린 이후로는 더 찾아보기 어려워진 막걸리다. 밀막걸리의 특징은 걸쭉한 목넘김이다.

9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지평막걸리는 최근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평막걸리는 지난 2015년 5월 알코올 도수를 6%에서 5%로 낮췄다. 저도주 트랜드에 따른 것.

알코올 도수를 낮춰 목넘김은 부드러워졌고 숙취는 줄었다. 도수를 낮추자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도수를 낮춘 이후 지평막걸리 누적 판매량은 1500만병을 돌파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이 50% 이상 늘었다. 올해 연매출 목표 또한 1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지평주조는 내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1970년대 이후 사라졌던 지평약주를 부활시키는 일이다. 김기환 지평주조 대표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지역 정서가 묻어있는 약주를 만들어볼 계획”이라며 “첨가물을 넣지 않고 순수한 약주의 맛과 향을 살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