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능력 의문' 셀바스그룹,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by김대웅 기자
2019.04.14 18:39:44

셀바스AI 상폐 위기..유증으로 불끄기 시도
불안한 현금흐름 지속
무리한 외형확장의 결과 지적도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가던 셀바스그룹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영업 부진과 무리한 외형 확장이 지속되면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고 현금흐름도 크게 악화된 가운데 주요 계열사인 셀바스헬스케어(208370)가 감사의견 ‘한정’을 받고 지주사 격인 셀바스AI(108860)는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오는 26일까지로 예정된 한국거래소의 상폐 심의·의결일이 다가오자 그룹은 셀바스헬스케어의 한정 의견을 풀어 셀바스AI의 상폐를 면하는 것이 급하다고 판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지원에 나섰다. 없는 살림에 지배기업이 급한 불 끄기에 나섰지만 불안한 현금흐름이 계속되고 있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계속기업 존속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셀바스헬스케어는 지난 11일 최대주주인 셀바스AI를 상대로 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셀바스AI의 종속회사인 셀바스헬스케어의 재무건전성을 높여 재감사를 통해 비적정 의견을 해소하고 셀바스AI의 상폐를 피하겠다는 의도다.

셀바스헬스케어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76억원에 달한다. 전년 12억원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것. 당기순손실도 116억원에 달해 적자 폭이 40배 이상 늘었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22억원 초과하는 등 유동비율도 악화한 상황이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신용능력 등 안정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현금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셀바스헬스케어의 재무상태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이 11억원으로 전년 29억원에 비해 대폭 줄었다. 연결 기준으로도 2016년 47억원에서 재작년 32억원, 지난해 14억원으로 급감하는 추세다. 셀바스AI 역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전년에 비해 반토막 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셀바스헬스케어의 판관비는 134억원에 달해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이 됐다. 연결 기준으로는 17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6% 이상 많이 썼다. 같은 기간 매출은 30% 이상 줄었다. 이러한 상황들을 반영해 외부감사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감사의견 한정을 줬다.



자료=금융감독원
회사 측은 이번 유증을 통해 이같은 재무 우려를 씻고 경영 정상화를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셀바스AI 관계자는 “재감사를 통해 우선 셀바스헬스케어의 한정 의견을 푸는 것이 관건”이라며 “현금흐름 개선과 재무안정성 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셀바스그룹의 위기는 실적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무리하게 외형 확장을 시도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셀바스AI의 계열사는 총 17개사다. 수년에 걸쳐 공격적인 기업 인수와 투자를 병행해 온 결과다. 셀바스는 지난 2010년 HCI랩, 2014년 힘스인터내셔널, 2015년 자원메디칼 등을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계열사인 인프라웨어(041020)와 그 자회사인 인프라웨어테크놀러지 지분을 확대했다.

최근까지도 셀바스그룹은 해외 법인과 계열사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왔다. 이 과정에서 곽민철 셀바스그룹 의장은 지주사 격인 셀바스AI에 대한 지배력을 높였다.

회사 측은 올해부터 그동안 투자의 결실이 효과를 보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해외 쪽 딜러 체계를 안정적으로 바꿨고 수년간 준비해온 인공지능 관련 메디컬서비스도 순차적으로 상용화 단계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바스그룹은 오는 26일 운명의 중대 기로에 서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이날까지 셀바스AI의 상폐 여부를 심의·의결해 3일 이내에 상폐 여부를 통지한다. 회사 관계자는 “상폐 이의 신청서를 거래소에 제출했고 개선 계획 등 자료를 탄탄히 준비한 만큼 상폐가 결정되기보다 유예기간을 부여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셀바스AI는 지난 2016년 9월 디오텍에서 사명을 변경했고, 셀바스헬스케어는 힘스인터내셔널과 합병 이후 같은 해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