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승무원들, 유니폼 벗고 속옷 시위.. 회장 "국가 수치"

by정시내 기자
2021.10.25 10:11:36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이탈리아의 한 국영 항공사에서 해고된 승무원들 유니폼을 벗고 시위에 나섰다.

23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영 항공사 알리탈리아(Alitalia)항공은 최근 ITA항공으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기존의 승무원들을 해고했다. 알리탈리아 직원 1만500명 중 2800명만이 ITA에 재고용됐다.

이에 승무원 50여명은 수도 로마 중심부 캄피돌리오 광장에 모여 부당 해고, 임금 삭감 등에 항의하며 일명 ‘속옷 시위’를 벌였다.

In사진=뉴시스/AP
이들은 “우리는 알리탈리아다”라고 외치면서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급여 삭감을 취소해달라고 말했다. 구조조정된 승무원들은 ITA항공 소속이 된 후 급여가 줄고, 제대로 된 업무분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의 대변인은 이번 시위가 “회사와 굴욕적인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었던” 동료들과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경영·재정난 등을 이유로 파산한 국영 항공사 알리탈리아를 약 1억400만달러(1223억원)에 인수해 ITA를 새롭게 출범하고, 지난 15일부터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알리탈리아는 지난 수년간 적자를 내면서 외항사에 매각될 위기에 처했으나 정부가 국영화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알리탈리아 직원의 상당수가 해고되고, 고용이 유지된 직원이더라도 임금이 삭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알리탈리아 직원들은 꾸준히 항의 시위를 벌여왔으나, 사측은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프레도 알타빌라 ITA항공 회장은 이번 시위에 대해 “국가적 수치”라며 “알리탈리아 직원들은 현재의 근무조건에 동의했다. 계약에 대한 교섭은 이미 끝났고 그들은 계약에 서명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