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안방시장 어쩌나`..내년 경기악화·신차가뭄까지

by원정희 기자
2011.10.25 11:27:03

내년 판매목표 "잘 해야 올해 120만대 수준"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해외시장도 걱정이지만 당장 안방인 내수시장마저도 눈에 띄게 위축되는 분위기다. 내년에 내놓을 신차도 손에 꼽을 정도여서 내수판매 확대가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내년 국내 자동차 산업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 각 사의 내수 판매목표도 올해 수준 정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의 올해 내수 판매목표는 각각 70만대와 50만대다. 하지만 내년에 이 수준을 지키는 것조차 힘겨울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팽배하다.   이달부터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다 해외발 악재로 내년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다가 물가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자동차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이날 내년 경영환경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내수판매는 1.1% 감소한 158만대로 예상된다"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던 유럽(EU)과 일본은 각각 1.6%, 10.5% 증가하고, 미국(5.8%), 중국(4.2%), 인도(5.9%) 등 주요시장 모두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된다. 세계시장도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 한 임원은 "이달 계약대수가 줄어드는 등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라며 "내년 산업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판매 목표도 올해 수준 혹은 아주 좋으면 몇만대 더 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전망은 기아차도 다르지 않았다. 기아차 임원은 "당초 내년 목표를 올해보다 약간 늘려잡을 계획이었지만 올해 수준으로 다시 수정해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오히려 줄어드는 산업수요를 감안하면 몇만대 정도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유럽발 위기로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10월 이후 일일 계약대수가 평균 10% 정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내년에 내놓을 신차도 현대, 기아차를 합쳐 2~3대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내년 4~5월쯤 싼타페 후속모델과 상반기 중 i40 세단형, 기아차는 오피러스 후속인 K9 정도가 풀체인지된 모델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