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2020년은 '해적'과 '로미오와 줄리엣'

by장병호 기자
2019.12.16 09:03:46

2020년 라인업 발표…총 6편 공연
'해적' 단원 송정빈 재안무 참여
'로미오와 줄리엣' 7년 만에 재공연
클래식·드라마·현대발레 등 '풍성'

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과거 공연 장면(사진=국립발레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발레단이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의 클래식발레 대표작 ‘해적’을 단원 송정빈이 재안무한 신작으로 선보인다. 현대발레 거장 장-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도 7년 만에 재공연한다.

국립발레단은 2020년 라인업을 16일 발표했다. △‘백조의 호수’(내년 3월 20~22일) △‘호이 랑’(내년 3월 27~29일) △‘안나 카레니나’(내년 4월 22~26일) △‘해적’(내년 6월 10~14일) △‘로미오와 줄리엣’(내년 11월 4~8일) △‘호두까기 인형’(내년 12월 14~25일) 등 총 6편이다. 클래식·드라마·현대발레로 풍성하게 꾸린 레퍼토리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린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해적’과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해적’은 영국 낭만 시인 바이런의 극시를 바탕으로 정의로운 해적이 아름다운 노예 소녀를 구출한다는 내용이다. 2막에서 주인공 메도라와 알리가 추는 2인무 파드되는 국내 수많은 갈라 무대에서 공연해온 명장면이지만 전막으로 만날 기회는 흔치 않았다.

이번 공연은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 버전을 국립발레단 솔리트스 송정빈이 재안무해 올린다. 송정빈은 국립발레단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KNB 무브먼트 시리즈’를 통해 꾸준히 안무작을 선보이며 가능성과 능력을 인정 받았다. 2020년 국립발레단의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인 ‘해적’의 안무까지 맡아 안무가로서 그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2000년 초연한 뒤 2011·2012·2013년까지 총 네 차례 공연한 작품이다. 7년 만의 재공연이자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취임 이후 첫 공연이다. 순백의 무대미술, 동서양을 넘나드는 의상, 빛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활용한 작품으로 ‘20세기 모차르트’로 불리는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음악과 어우러져 감동과 여운을 전한다.



국립발레단 신작 ‘해적’ 안무를 맡은 솔리스트 송정빈(사진=국립발레단).


내년 첫 공연과 마지막 공연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안무한 클래식발레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이 장식한다. ‘백조의 호수’는 클래식발레의 정수이자 ‘전 세계가 사랑하는 발레’로 불린다. ‘호두까기 인형’은 연말 대표 레퍼토리로 내년에도 어김없이 무대에 오른다.

올해 첫 선을 보인 창작발레 ‘호이 랑’은 내년 3월 재공연한다.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강효형이 안무한 작품으로 효녀 부랑의 이야기에 한아름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했다. 2017년 초연한 크리스티안 슈푹 안무작 ‘안나 카레니나’도 내년 4월 관객과 다시 만난다.

국립발레단은 올해 정기공연 36회를 비롯해 국내 20여 개 지역에서 찾아가는 발레공연과 발레교실을 진행하며 문화예술 저변확대 및 전국민의 문화향유를 위해 노력했다. 아랍에미레이트 연방의 아부다비와 체코 프라하 두 곳에서 해외 공연을 성공적으로 올리며 대한민국 발레의 위상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오는 2020년도 다양하고 품격 있는 프로그램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대한민국 발레 대중화를 위해 힘쓰며 세계 곳곳을 무대로 대한민국 발레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국립발레단 2020년 라인업(사진=국립발레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