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TMI]간편식도 1만원 시대…‘더비비고’ 뭐가 다를까

by김보경 기자
2020.11.15 15:00:01

집밥 대체 간편함 넘어서 건강식으로 발전
HMR 프리미엄화, 기존 제품 대비 가격 2배로 껑충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CJ제일제당이 지난 12일 론칭한 ‘더비비고’의 도가니탕 가격은 9980원(500g)이다. 3000~4000원대에 판매되는 ‘비비고’ 가정간편식(HMR) 국물요리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이다. 집밥 대체, 가성비, 간편함이라는 장점으로 ‘쟁여두는’ 기존의 HMR을 생각한다면 부담스러운 가격 수준이다. 기존 HMR과 어떤 점이 다르기에 CJ제일제당은 비싼 비비고를 새롭게 내놨을까.

더비비고 대표 제품(사진=CJ제일제당)
국내 HMR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즉석밥 위주인 1세대, 냉장·냉동·신선 위주의 2세대, 컵반·국·탕·찌개·반찬류 등으로 다양화된 3세대, 유통업체의 자사상표(PB) 제품과 유명 맛집과의 협업 제품 및 밀키트 등을 아우른 4세대를 거쳤다. 이제 간편식은 재료와 건강에 신경 쓴 프리미엄 HMR 5세대로 향하고 있다.

‘더비비고’는 국물요리 4종과 덮밥소스 4종, 죽 4종 등 총 12종으로 출시됐다. 도가니탕, 수삼갈비탕, 문어미역죽 등으로 기존 HMR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건강식에 사용하는 재료들이 들어갔다.



CJ제일제당은 ‘더비비고’를 론칭하면서 ‘건강간편식(HealthyHMR)’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놨다. 1인가구 증가와 코로나19에 따른 집밥 수요가 커지면서 HMR 판매가 급증했지만 그에 따른 탄수화물과 나트륨 과다섭취, 영양 불균형 등의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에 초점을 둔 것이다. 그 결과 유사식품 대비 나트륨 함량을 25% 이상 낮추거나 짜지 않게 해 소비자 우려를 줄였다. 그러면서도 건강한 원재료 본연의 맛과 향, 형태, 식감 등은 그대로 살리는 데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CJ제일제당 연구원과 영양전문가, 셰프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식생활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인 단백질, 식이섬유 등은 더하고 과한 섭취가 우려되는 나트륨, 콜레스테롤 등은 줄여영양의 균형감을 맞췄다. 주력 제품인 ‘도가니탕’은 콜라겐이 풍부한 도가니와 스지(소 힘줄과 그 주위 근육부위)를 듬뿍 넣었고, 고단백(1일 단백질 섭취 기준치의 20% 이상)이면서 콜레스테롤을 낮춰 깔끔하면서 맛있는 국물요리를 구현했다.

HMR의 진화는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나타나는 경향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에서 ‘헬스앤웰니스 레디밀(Health&Wellness Ready Meals)’ 시장이 약 10조원대 규모로 형성돼 있다. 맛, 양, 재료를 강조한 기존 가성비 중심의 HMR에서 진화해, 고단백, 저지방, 저탄수화물, 글루텐프리 등 소비자의 다양한 식생활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세분화된 HMR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